몸은 하나에 입이 둘인 회(螝)


회(螝)라는 벌레가 있다. 
몸은 하나인데 입이 둘이다. 
먹이를 다투다 서로 믈어뜯어 
마침내 서로 죽이고 만다.


蟲有螝者(충유회자) 一身兩口(일신양구)
爭食相齕也(쟁식상흘야) 遂相殺也(수상살야)
韓非子 第23篇 說林(下)



** 회(螝)의 두 입은 누가 먹든 결국 한 뱃속으로 들어갈 것인데도 먹이를 다투다 서로 죽이고 만다, 
한 조직 내에서 그저 눈앞의 명예나 이익을 서로 다투다 끝내 스스로와 조직을 곤경에 빠트리는 어리석음을 경계할 때 적절히 비유할 수 있는 고사이다. 


** 방황(彷徨)

'방황(彷徨)'은 그 모습이 회(螝)와 같다. 
뱀의 형상을 하고 머리가 둘이며 몸통의 무늬가 오색찬란하다고 한다. 장자 달생( 達生)편에서 언급하고 있는 전설 상의 '들(野)의 귀신'이다. 

'방황(彷徨)'은 목표를 잃고 갈팡질팡하다는 의미의 '방황하다'와 한자가 동일하다. 머리가 둘이 달려 있으니 제각기 제 방향으로 나아가려 할테니, 제대로 바르게 나아가기 어려울 것이다. 들판을 방황(彷徨)하지 않을 수 없다.

방황(彷徨)을 멈추는 방법은 머리를 하나로 통일하는 것뿐이다.
조직에 두 우두머리가 있어서도 조직이 방황을 하지만, 개인의 마음 속에도 생각이 둘 이상이면 역시 방황을 한다.
조직이든 개인이든 머리를 하나로 통일하여 집중하여야만 전력을 다해 목표를 향하여 전력 질주(Full Steam Ahead)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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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 달생( 達生)편에 나오는 고사는 이러하다. 

제환공(齊桓公)이 택지로 사냥을 나갔다가 귀신을 보고 돌아온 후, 기력이 없이 맥이 풀려 병이 되니 수일 동안 출입을 하지 못했다(誒詒爲病, 數日不出).
제나라에 황자고오(皇子告敖)라는 선비가 있어, 제환공에게 말했다.

"공께서는 스스로를 상하게 하신 겁니다. 귀신이 어찌 공을 상하게 할 수 있겠습니까?(公則自傷,鬼惡能傷公!) .. 귀신은 존재합니다. 물에는 망양(罔象)이 있고.. 산에는 기(夔)가 있고 들에는 방황(彷徨)이 있으며, 택지에는 위사(委蛇)라는 귀신이 있습니다(水有罔象.. 山有夔, 野有彷徨 澤有委蛇). ..
위사(
委蛇)를 본 사람은 거의 패자로 불리게 됩니다(見之者殆乎覇)"

이 말을 들은 제환공은 하루를 넘기지 않고 병이 다 나아버렸다.

모든 것은 마음이 만드는 것(一切唯心造, 화엄경의 핵심사상)이라는 가르침이다.

<화엄사 성보박물관 기단에 새겨진 이돈흥 선생의 글>



Posted by 허성원 변리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