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없음2018.06.03 11:48

천리마에게 쥐를 잡게 하다
_ 사기포서(使驥捕鼠)



기기(騏驥)와 화류(驊騮)와 같은

천리마는

하루에 천리를 달릴 수 있지만

쥐를 잡는 데는 너구리나 살쾡이만 못하다.

그것은 재주(技)가 다르기 때문이다.

올빼미와 부엉이는

밤중에도 벼룩을 골라내고 터럭 끝까지도 살필 수 있지만

낮에 나오면 부릅뜬 눈으로도 언덕과 산을 보지 못한다.

그것은 본성(性)이 다르기 때문이.


騏驥驊騮(기기화류)

一日而馳千里(일일이치천리)
捕鼠不如狸狌(포서불여리성)

言殊技也(언수기야)
鴟鵂夜撮蚤察毫末(치휴야촬조찰호말)

晝出瞋目而不見丘山(주출진목이불견구산)

言殊性也(언수성야) 莊子(장자) 秋水篇(추수편)



** 사기포서(使捕鼠)

이 고사에서 나온 말이 "천리마에게 쥐를 잡게 하다"는 뜻의 '사기포서(使捕鼠)'이다. 

인재의 재능과 적성에 맞는 일을  부여하여야만 제대로 된 성과를 낼 수 있음을 지적하고자 할 때 적절히 쓰일 수 있는 말로서, 특히 우수한 인재가 그 능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없는 하잖은 직무에 배정된 경우를 가리킨다.


** 우도할계(牛刀割鷄)

'소 잡는 칼로 닭을 잡는다'. '사기포서(使捕鼠)'와 같은 의미이다.

우도할계(牛刀割鷄)는 논어(語) 양화(貨) 편에 언급된 말이다. 공자의 제자 자유()가 무성()이라는 작은 고을의 원으로 있을 때 공자가 그것을 들렀다. 그 때 거문고 타는 소리가 들려오자 공자가 웃으며 ‘(할계언용우도, 닭을 잡는데 어찌 소 잡는 칼을 쓰는가)'라 한데서 나왔다. 예악()은 본시 나라를 다스릴 때 쓰는 것인데 작은 고을을 다스리면서 쓰는 것을 보고 희롱삼아 말했다고 한다. 



**한혈구(汗血駒, 천리마)에게 쥐 잡는 일을 시킨다면

토정(土亭) 이지함(李之菡)(1517~1578) 선생이 포천 군수로 있을 때 임금에 만언소(萬言疏)라는 송소문을 올린 적이 있다. 그 상소문에도 장자의 글과 비슷한 문언이 있다.


海東靑使之司晨(해동청사지사신)
則曾老鷄之不若(즉증노계지불약)
汗血駒使之捕鼠(한혈구사지포서)
則曾老猫之不若(즉증노묘지불약)

해동청(海東靑, 사냥매)에게 새벽을 알리는 일을 맡긴다면

늙은 닭만도 못할 것이고,

한혈구(汗血駒, 천리마)에게 쥐 잡는 일을 시킨다면

늙은 고양이만도 못할 것이.


** 모든 사람에게는 나름의 장기가 있다.

이 장자의 고사는 아무리 하잖은 사람이라도 그 사람만의 특기나 특성이 있으니, 그 특기나 특성을 잘 발굴하여 적재적소에 응용하여 함을 가르치고 있다.


천리마의 재능을 쥐잡는 능력으로 평가할 수 없

해동청의 능력을 새벽을 알리는 능력으로 평가할 수 없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우리 교육은 아이들의 개성과 재능을 무시하고 획일화 표준화된 인재상을 추구하고 있다.

공정한 선발을 위해 모두에게 동일한 시험을 부여한다.

모두 나무에 오르도록!



"누구나가 천재적 재능은 가지고 있지.
나무를 오르는 능력으로 물고기를 판단한다면,
물고기는 평생 자신이 멍청이라 믿고 살아가야 할거다."
_ 아인슈타인



Posted by 허성원 변리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