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의 수호신 아테나 #제2편
_ 천재 발명가 다이달로스

 

특허제도의 수호신 아테나 여신은 기술 혹은 발명의 신이다. 그래서 여신은 발명가와 기술자를 무척 아끼며 재능이 있는 자를 직접 가르치며 키우기도 하였다. 여신이 키운 최고의 장인은 다이달로스(Daedalus)이다. 그는 아테나로부터 조각, 건축, 기계제작 등 많은 기술을 전수 받았고 대단한 기술적 성과를 이루었지만, 동시에 아테나에게 너무나도 큰 실망을 안겨주기도 하였다.

다이달로스는 대장장이 신인 헤파이스토스의 혈통을 이어받은 에릭토니우스의 후손이다. 그래서인지 그는 천부적으로 기술적 재능을 타고 났다. 그러나 그의 비극은 인격이 재능을 넘어서지 못하였다는 데에서부터 출발한다. 자신이 최고여야 한다는 알량한 자존심 때문에 자신보다 뛰어난 타인의 존재를 인정할 수 없었던 것이다.

그에겐 폴리카스테라는 누이가 있었고, 그 누이의 아들인 탈로스(Talus)도 그와 같은 혈통을 이었으니 그 재능이 비범하였다. 다이달로스의 지도를 받은 탈로스는 어린 나이임에도 토기 제조용 물레, 컴퍼스, 톱 등을 발명하였다. 탈로스가 점차 다이달로스의 명성을 능가하자, 질투심을 이기지 못한 다이달로스는 탈로스를 아크로폴리스 언덕 위로 데리고 올라가 언덕 아래로 밀어서 떨어뜨려 죽이고 땅에 묻어버린다. 그러나 목격자가 있어서 그는 재판에서 유죄 판결을 받아, 아테나 여신이 지켜주고 있는 아테네로부터 추방된다. 아테나 여신은 억울하게 죽은 탈로스의 영혼을 불쌍히 여겨 자고새로 환생시켜 주었다. 자고새는 높은 곳에서 떨어진 트라우마 때문에 높이 날지 않고 높은 곳에 집을 짓지도 않는다고 한다.

 

<탈로스를 살해하는 다이달로스>

아테네에서 추방된 다이달로스는 방황하다 크레타로 갔다. 거기서 각종 무기, 장신구 등을 만들어 미노스 왕에게 바침으로써 총애를 받는다. 특히 큰 업적은 지하에 미궁이 있는 크노소스 궁전을 건설한 것이다. 

미궁(라비린토스)은 인간의 몸에 소의 머리를 한 괴물 미노타우로스를 가두기 위해 만든 복잡한 미로로서, 미노스왕의 특별한 주문에 응하여 만든 것이다. 미노타우로스는 왕비 파시파에(Pasiphae)가 낳은 괴물이었기에 미노스왕은 이를 부끄럽게 여겨 미궁 속에 가두어두고자 했다. 미노타우로스에게는 해마다 아테네의 소년 소녀들이 제물로 받쳐졌으나, 결국에는 아테네의 왕자 테세우스가 그 괴물을 해치우게 된다.

<파시파에에게 암소 목우를 만들어주는 다이달로스>


사실 다이달로스는 미노타우로스의 탄생 자체에도 중대한 기여를 한 바 있다. 미노스는 과거 포세이돈의 도움을 받아 크레타의 왕이 되었고 포세이돈이 보내준 황소를 제물로 바치기로 약속하였으나 황소가 탐이 나서 약속을 어기고 만다. 분노한 포세이돈은 왕비 파시파에가 그 황소에 연정을 품게 만들었다. 파시파에는 정염을 풀 길이 없어 다이달로스에게 도움을 청하였고, 그에 응해 다이달로스는 파시파에가 들어갈 수 있는 암소 형상의 목우를 만들어주었다. 그렇게 황소와의 사랑을 나눈 결과 미노타우로스가 탄생되었다.

다이달로스는 미노스 왕에게 또 한 번 죄를 짓는다. 미궁의 탈출 방법을 미노스왕의 딸인 아리아드네에게 알려준 것이다. 테세우스의 용맹스런 모습에 반한 아리아드네는, 다이달로스가 알려준 대로, 실뭉치와 칼 한 자루를 테세우스에게 주어, 실뭉치를 풀면서 미궁을 들어가서 칼로 미노타우로스를 죽인 다음에는 풀어놓은 실을 따라 나오라고 가르쳐주었다.

다이달로스의 모든 배신적 행위를 알게 된 미노스는 크게 분노하여 다이달로스를 그의 아들 이카로스와 함께 높은 탑에 가두어버린다. 이카로스는 다이달로스가 크레타에 와서 나우카테라는 여인을 만나 낳은 사랑스런 아들이다.

천재적 발명가인 다이달로스는 그저 맥없이 갇혀 지내지만은 않았다. 그는 탑의 창문을 통해 날아든 새의 깃털을 밀랍으로 붙여 큰 날개를 만들어 이를 붙여 탈출을 감행하고 그리고 성공한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이카로스는 아버지의 경고를 잊고 하늘을 나는 기쁨으로 오만해진 마음에 태양을 향해 날아오르다 밀랍이 녹아 바다에 추락하여 죽어버리고 만다. 아들을 잃은 것은 어쩌면 조카를 죽인 죄 값을 치른 것인지도 모른다.

<날개를 단 다이달로스와 이카로스>

이카로스를 잃은 다이달로스는 다시 방황하다 이탈리아 반도의 쿠마이를 거쳐 시칠리아에 이른다. 시칠리아 왕 코칼로스는 뛰어난 기술자인 그를 환대하였고, 다이달로스는 인공호수와 절벽 위 난공불락 요새를 만드는 등으로 보답한다. 미노스 왕은 다이달로스를 잡아가기 위해 시칠리아에까지 왔으나 다이달로스의 계략에 빠져 죽는다. 그리고 다이달로스도 죽어 시칠리아에 묻힌다.

다이달로스는 뛰어난 재능으로 인간 최초의 발명품을 수도 없이 만들어낸 천재 발명가였지만, 시기심과 탐욕으로 인해 고향을 떠나 이곳저곳 이국을 떠돌아다니고 자식마저 앞서 보내야 했기에 그의 인생은 너무나도 불행하였다.

<추락한 이카로스>

이 다이달로스의 이야기에는 어떤 가르침이 있을까?

아마도 가장 중요한 가르침은 기술자의 우수한 기술을 범죄나 탐욕을 위해서는 사용하지 말라는 것일 것이다. 기술의 신인 아테나 여신은 기술을 범죄 등 비난받을 일에 이용하는 발명자를 돕지 않았다. 여신은 기술이 오로지 인류의 삶을 이롭고 풍요롭게 하기 위해 이용되고 발전되기를 바랄 것이다.

그리고 기술자는 타인의 성취를 시기하여서는 아니 된다. 타인의 기술에 대한 시기는 자신과 상대방을 해치고 나아가서는 사회의 건강한 기술적, 문화적 진보를 저해한다. 작금의 글로벌 특허전쟁의 상당 부분은 그러한 부적절한 인간의 시기심에서 출발하여 산업계의 적절한 기술혁신을 심대하게 방해하고 있음을 아테나 여신은 심히 개탄하고 있을 것이다.





Posted by 허성원 변리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