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 특허? 그 우아하고도 발랄한 상상!



특허출원을 의뢰한 고객이 문의한다. 

자신의 발명에 대해 강한 특허를 취득할 수 있는 전략이 무엇인지 말해 달라고 한다.


'강한 특허 전략'을 말하려면, 먼저 '강한 특허' 혹은 '특허의 힘'의 의미를 명확히 하여야할 필요가 있다.

'특허의 힘'은 두 가지 관점에서 보아야 한다. 적극적인 관점과 소극적인 관점이 그것이다.


적극적인 관점에서의 특허의 힘은 침해자를 공격할 때의 공격력이다. 대체로 많은 특허 관계자들은 이 공격력만을 보고 특허의 강약을 구분한다.

이 공격력은 특허가 커버하고 있는 권리범위가 얼마나 넓은가에 달려있다. 넓은 권리는 해당 발명의 핵심적 기술적 사상을 잘 포괄하여 침해를 배제할 수 있는 기술의 영역이 넓은 것이다.


소극적인 관점에서의 특허의 힘은 침해자의 무효 공격에 대한 저항력 즉 방어력이다.

방어력이 약하면 특허는 무효로 되거나 권리범위가 좁게 제한되게 된다. 특허 무효심판에서의 비교적 높은 무효율을 고려하면, 이 방어력이야말로 공격력 이전에 가장 기초적으로 갖추고 있어야 할 특허의 필수적인 기초 체력에 해당한다.


이러한 적극적 혹은 소극적인 관점의 '특허의 힘'은 1차적으로는 당연히 발명의 질에 의존한다. 기존 기술 환경을 완전히 파괴하는 개척발명인 경우에는 주인없는 기술의 공간에 마음껏 넓게 울타리를 쳐서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다. 그래서 이 분야에서는 '강한 특허'를 확보하는 것이 어렵지 않다.


하지만 현대의 대부분의 발명은 누군가의 기술을 개량한 개량발명이거나 공지된 기술을 응용한 이용발명이다. 이러한 개량발명이나 이용발명은 대체로 근접한 다른 발명들이 이미 다수 존재하고 있다. 그래서 기존 발명들과의 차별성이 낮아 특허성 평가나 침해 판단을 할 때 관점이나 입장에 따라 논리적 마찰이 작지 않게 발생한다. 그리고 이 분야의 특허는 특허의 취득도 어렵지만 어느 관점에서든 강한 특허를 확보하는 것 역시 매우 어렵다


'특허의 힘'을 좀더 쉽게 이해하기 위해, 특허 침해자의 입장에서 생각해보자

특허 공격을 받았다. 그러면 침해자는 가장 먼저 그 침해 주장이 맞는지 확인한다. 즉 특허의 공격력이 적절한지 분석하는 것이다. 그것은 자신의 제품이나 행위가 특허의 권리범위에 속하는지 평가하는 절차이다. 만약 권리범위에 속하면 특허의 공격력은 일단 충분히 강력하다. 그 역의 경우는 공격력이 취약한 것이다.


이어서 침해자는 이제 그 특허의 방어력을 확인한다. 특허의 공격력이 인정된 경우 혹은 인정되지 않더라도 더 확고한 입장을 확보하기 위해 방어력을 체크한다.; 

방어력은 그 특허가 애초 적절한 특허자격을 갖추고 등록되었는지 여부를 말하는 것이다. 

특허가 등록되기 위해서는 여러가지 등록요건을 충족하여야 한다. 특히 실체적인 관점에서 신규성, 진보성, 선원성 등이 핵심적인 등록요건이다. 등록되어 있는 특허 중에는 이들 요건을 흠결한 상태에서 유지되고 있는 것들이 많다. 

등록요건이 미비된 특허가 등록되는 것은 그 심사가 인간인 심사관에 의해 수행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발생할 수 밖에 없는 오류에 기인한 것이다. 이러한 심사의 오류는 당사자간의 다툼이 있을 때 심판이나 재판에 의해 바로잡아지게 된다. 그 오류의 결과는 대체로 특허의 존재가 처음부터 없던 것으로 되게 되는 특허의 무효이다. 


그래서 특허가 등록되어 있다 하더라도 특허권자는 안심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침해자도 등록된 특허를 무조건 두려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에 딜레마가 있다. 

특허를 받으려는 입장에서는 공격력과 방어력 모두를 추구한다. 그러나 그것이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매우 특별한 파괴적 발명인 경우를 제외하고, 공격력과 방어력이라는 두 가지의 상이한 파워는 사실상 양립하기 불가능한 가치들이다. 마치 우아하면서도 동시에 발랄하기를 추구하는 것과 같다. 

공격력이 강한 넓은 권리를 추구하면, 우선은 공지기술에 저촉되어 특허를 받기 어렵고, 특허를 받는다 하더라도 무효의 가능성이 높아 방어력이 취약하다.

그 역으로 무효 공격에 대한 방어력이 강한 특허는 웬간한 선행기술에 비해 차별성이 크기 때문에 에 특허를 쉽게 받을 수 있었지만, 권리범위가 비교적 좁고 제한적이어서 공격력이 강한 권리가 되지 못한다.

그래서 거의 반드시라고 해도 좋을만큼 공격력과 방어력 중 어느 하나를 추구하면 다른 하나는 희생되어야 한다.


이에 모두의 고객 질문에 대해 답을 하면 이렇다.

일단 출원 과정에서는 최대한 공격력이 강한 넓은 권리를 추구하여 명세서를 작성하여 출원한다. 그 후 심사과정에서 심사관은 공지기술 등을 제시하여 특허등록에 저항을 가할 것이다. 그러면, 그에 대응하여 특허의 등록 가능성과 실질적인 권리범위를 의뢰인과 함께 저울질하고 심사숙고하여 등록 방향을 결정하게 된다. 그 방향은 대체로 공격력은 그 예리함이 상당 부분 둔화되고 방어력은 그에 상응하게 강화되는 모습이다.


이와 같이 초기 단계에서의 출원 전략은 최종 취득할 특허 권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지만, 그것이 모든 것을 결정하는 것은 아니다. 심사관과의 관계에서 밀고 당기는 보정과 논리다툼으로 이루어지는 중간 절차에 의해 특허는 당초의 모습과 다른 새로운 모습으로 다듬어져 구체적으로 형상화되어 가기 때문이다. 


그래서 많은 경우 범을 그리다 고양이를 얻게 되기도 하고, 용을 구하려다 여의주 쪽으로 방향이 바뀌기도 한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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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허성원 변리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