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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018.11.03 타산지석(他山之石)
분류없음2018.11.04 14:12

소비자의 '혐오'를 광고하는 회사
유니레버(Unilever)의 마마이트(Marmite)


소비우리 제품을 끔찍히 싫어한다?
통상의 경우라면 기업은 그런 혐오의 존재를 가리기에 급급할 것이고, 어떻게 해서든 소비자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우호적으로 돌리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할 것이다.

그런데 오히려 그런 혐오나 증오를 노골적으로 드러내 놓고 광고를 하는 회사가 있다. 심지어는 마치 싫어할테면 싫어해보라는 식으로 슬로건에서까지 당당히 표현한다.

'마마이트(Marmite)'를 생산하는 유니레버(Unilever)사의 마케팅 전략이 그렇다.
마마이트는 호주, 뉴질랜드 등 영연방에서 주로 생산 및 소비되는 식품으로서, 짙은 갈색이나 검은 색의 잼과 유사하고 주로 빵에 발라먹는다고 한다. 그런데 이것은 이스트 추출물을 분해 및 농축하여 만들기 때문에 그 향기가 매우 독특하다. 나는 아직 접해보지 못했지만, 경험해본 사람들의 말에 따르면 그 냄새는 까나리액젓+된장+청국장+똥을 섞었을 때 나는 냄새와 유사하다고 하니, 얼마나 끔찍한지 가히 짐작할 수 있다. 하지만 언젠가 꼭 도전해보고 싶다.
아마도 우리나라의 홍어와 유사한 기호/혐오 식품일 거라는 짐작이 간다. 본 고장인 영국에서도 마마이트에 대한 호불호가 분명히 극명하게 갈린다고 한다. 



마마이트의 광고에는 "You either love it or hate it."이라는 슬로건 문구가 항상 따라 다닌다. 이 말을 대충 번역해보면, "당신은 마마이트를 사랑하는 사람이거나 협오하는 사람 중 하나입니다." 혹은 "세상에는 두 가지 사람이 있다. 마마이트를 좋아하는 사람과 혐오하는 사람." 정도가 되겠다.

이렇게 당당히 자신들의 제품에 대해 혐오하는 사람들이 존재하고 있음을 밝히고 있다. 심지어는 그 사실을 자랑스럽게 광고까지 한다.
그 광고의 버전도 매우 다양하다. 밤중에 남모르게 연못에 갖다버리는 내용, 젓먹이 아기가 냄새를 견디지 못해 젓을 분수처럼 토하는 내용, 첫 데이트를 완전히 망치는 내용, 집안에서 무시당하여 처박혀 있는 마마이트를 구출하는 내용 등..

<마마이트를 훔쳐 몰래 연못에 갖다버리는 광고>


<젓먹이가 마마이트 냄새를 견디지 못하고 젓을 토하는 모습>


<가정에서 천대받고 있는 마마이트를 구출하는 스토리>


이들은 왜 이런 마케팅 전략을 구사할까?
타겟 마케팅임은 잘 알겠는데, 좋아하는 것을 강조하는 것은 좋지만, 굳이 혐오하는 사람들을 적극적으로 드러낼 필요가 있을까?
여하튼 마마이트의 타켓팅 전략은 매우 성공적인 듯하다. 이를 통해 마마이트를 선호하는 사람들과 혐오하는 사람들은 명확히 구분된다. 그래서 타겟 고객의 카테고리를 명확히 하고 나름대로 선호하는 고객만의 자부심 내지는 선민의식을 자극하는 한편, 비선호인들의 호기심과 구심적 욕구를 자극한다. 끝없이 세계에서 많은 도전자들이 생겨나고 있는 것을 보면 새로운 소비자가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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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에서는 이와 같이 시장을 세그멘테이션하고 특정 영역의 소비자만을 공략 대상으로 삼는 것을 타겟팅 전략이라 부른다.
많은 기업들이 모든 잠재적 수요자를 빠짐없이 만족시키려 노력하다 누구에게서도 충성을 이끌어내지 못하는 우를 범하곤 한다. 
유니레버는 적어도 마마이트의 시장에서는 확고하게 한 마리의 토끼만을 쫒는 정책을 취하고, 혐오하는 다른 토끼에 대해서는 매우 노골적이고 적극적으로 배제한다.

이는 스티브 잡스의 생각과 일치한다.

" 모든 사람을 행복하게 하고 싶으면,
아이스크림 장사를 하라!
그런 사람은 리더가 될 수 없다."

_ 스티브 잡스


이런 말도 있다.

"바닷물을 통째로 끓이려 들지 말라!
비즈니스란
지금 당장 모든 사람을 위한 모든 것을 제공하는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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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는 논어에서 "향원(鄕原, 누구에게나 칭송받는 사람)은 덕(德)의 도둑이다"라고 했다.

原德之賊也
(향원덕지적야)

사람이든 사물이든 그 존재다움을 나타내는 덕(德)을 가지고 있다. 모든 사람으로부터 사랑을 받고자 하면 결국 그 존재다움이 선명하지 못하고 두루물숭한 상태가 되어 버리고 만다. 그 존재다움의 덕은 지켜질 수가 없는 법이다.
마마이트와 홍어의 덕(德)은 그 특유의 냄새로 표현되기에, 그 냄새를 희석시켜서는 자신의 덕을 잃을 수밖에 없고, 결국 그 충성스런 고객마저도 놓치게 되고 말 것이다.

Posted by 허성원 변리사

타산지석(他山之石)


'타산지석(他山之石) 가이공옥(可以攻玉)'

'다른 산의 보잘것없는 돌이라 하더라도
나의 귀한 옥을 갈고 다듬는 데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

_ 시경(詩經) 소아(小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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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타산지석(他山之石)'의 가르침은 '타인의 부족함을 내 수련의 거울로 삼으라'는 데 있다. 
타인의 보잘것없는 언행을 
반면교사(師)로 삼아 나의 언행을 가다듬으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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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타산지석은 그저 반면교사로만 여길 수 없다.
타산지석(他山之石)이 없이는 옥(玉)을 가공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옥(玉)은 그 투명하고 영롱한 색상에다 비교적 무른 성질 때문에 가공이 용이하여 고대로부터 널리 애용되던 보석의 일종이다.
귀한 옥을 가공하는 데에 그와 동등한 경도를 가진 역시 귀한 옥을 사용할 수는 없다. 옥은 반드시 그보다 경도가 높고 비교적 흔한 돌을 사용하여 자르고 깍아 곱게 연마하여야 한다.
그러니 옥은 타산지석이 존재하고 그것의 도움을 받아야만 비로소 귀한 보석으로서의 모습을 갖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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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타산지석은 영웅의 탄생이나 모든 성공의 이룸에 관여한다.
시련이 없는 영웅이 존재할 수 없고, 수많은 실패 경험이 없이는 큰 성공을 이룰 수 없다.

그래서 영웅에게는 혹독한 시련이라는 타산지석이 반드시 필요하고, 모든 성공은 가혹한 실패의 경험이라는 타산지석에서 배우고 깨우치며 결국 그에 이르게 된 결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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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발명, 우수한 기술이 탄생하는 데에도 타산지석은 필수적이다.
어떤 외부의 영향도 받지 않은 유아독존(唯我獨尊)적인 발명은 없다. 모든 지식과 기술은 언젠가의 누군가가 이루어놓은 것으로부터 유래한 것이다.
그래서 발명의 우수성은 타산지석 즉 남의 기술로부터 얼마나 독립적인가에 있지 않다. 오히려 다른 기술을 폭넓게 참고하고 충분히 고려한 발명, 즉 타산지석에 의존적인 발명이 진정으로 우수한 것이다.
그래서 타산지석을 충분히 보지않고 자신의 머리만을 쥐어짜서 나온 발명은 지금도 무수히 특허심사에서 등록 거절되고 있다.
뛰어난 발명자는 발명을 하는 과정에서 끝없이 타산지석을 찾아 참고한다. 타산지석을 조사하는 과정은 발명행위의 가장 중요한 영역이다. 찾아낸 타산지석 기술들을 분석하여 그 속의 장점은 학습하여 배워 필요할 땐 내 것으로 채택하고, 단점이 있으면 그것을 해소하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반영하거나 다른 타산지석 기술에서 빌려와 보환함으로써 새로운 기술을 창출한다.

이것이 진정한 창의력이다. 그래서 스티브 잡스는 이렇게 말했다.

"창의력이란 건..
그저 사물들을 연결하는 것이다.
창의적인 사람들에게 그걸 어떻게 해냈느냐고 물으면,
그들은 곤혹스러워한다.
사실 그들이 한 건 아무것도 없기 때문이다.
그들은 그저 뭔가를 찾아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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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산지석은 앞선 다른 사람들이 이루어놓은 성과이기도 하다.
모든 학문 영역이나 기술 분야에서 그러하듯, 누군가의 우수한 성과에 자신의 작은 지적 기여를 보태어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것이 학문이고 연구개발인 것이다. 

뉴턴은 이렇게 말했다.

"내가 남들보다 더 멀리 볼 수 있었다면,
그것은 거인의 어깨에 올라서 있었기 때문이다"

타산지석은 항상 뛰어난 발명을 위한 거인의 어깨가 될 수 있다.
타산지석의 진정한 가치는 여기에 있다.
타산지석의 어깨에 오르면, 세상을 더 높이 더 멀리 더 많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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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산지석은 또한 내 옥(玉)의 진정한 가치를 평가하는 잣대가 된다.
다른 사람들이 무엇을 가지고 있는지도 모르고, 내가 가진 옥(玉)만을 홀로 귀하게 여기며 사는 사람들이 있다. 내 기술의 우수함에 자부심을 갖는 것은 좋지만, 타인의 기술에 대한 상대적인 가치를 모르는 우물안 개구리와 같은 엔지니어들이 많다.
내가 가진 옥이 진정으로 귀하게 취급받을 수 있는 이유는 남들이 가진 것에 비해 더 아름답고 희귀하기 때문이며, 타산지석들에 비해 뛰어난 점이 없는 옥이라면 결코 자랑스러울 수 없다.
그래서 내 옥(玉)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타산지석을 참조하여야 한다.

타산지석을 적절히 알지못한데 기인한 어리석음을 지적하는 '요동지시(豕)'라는 고사가 있다.

타산지석을 알지 못하면 진정한 나의 진면목도 알지 못하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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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이나 발명의 타산지석은 특허청에서 운영하는 특허검색서비스 키프리스에서 손쉽게 검색할 수 있다.
모든 특허출원은 출원일로부터 1년6개월이 경과하면 그 출원 내용이 키프리스에 공개되어, 누구라도 열람할 수 있는 상태에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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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허 등록된 타산지석은 잠재적으로는 나를 공격하는 무기가 될 수 있다.
그래서 경영자라면 어떤 타산지석이 나를 위태롭게 할 수 있는지 항상 경계의 긴장을 늦추어서는 안될 것이다.
특허 공격에 대한 경계는 위에서 말한 특허검색을 통해 부단히 경쟁업체들의 특허출원 혹은 특허등록 현황을 파악함으로써 적절히 수행된다.
경영자가 이러한 경계행위를 게을리한다면 직무유기의 비난을 면치 못할 것이다.

그래서 맥아더 장군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181103)

Posted by 허성원 변리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