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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없음2018.05.13 09:54

궁하필위(窮下必危)

아랫사람을 궁하게 하면 반드시 위태로워진다



노(魯)나라 정공(定公)이 안연(顏淵)에게 물었다.

"선생께서는 동야필(東野畢)이 말을 잘 부린다는 이야기를 들어보셨지요?"

안연이 대답했다. "잘 부린다고 하니 그렇겠지요.

그렇다고 하지만 머잖아 말들을 그르치게 될 것입니다."

정공은 기분이 좋지 않아서, 들어와 좌우 신하들에게 말했다.
"군자(
君子)도 억지를 부리며 남을 헐뜯는군!"

3일이 지나자 사육사가 와서 아뢰기를

"동야필의 말이 잘못되었습니다. 

양 참마(驂馬)는 벌어지고 양 복마(服馬)는 마구간에 들어가 있습니다."

정공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말했다. 

"수레를 몰고 달려가서 안연을 불러오라"

안연이 이르자 정공이 말했다.

"일전에 과인이 그대에게 물었을 때

그대가 '동야필이 말을 잘 몰기는 하겠지만, 

비록 그렇더라도 머잖아 말을 그르치게 될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내가 몰랐던 것을 그대는 어찌 알았습니까?"

안연이 대답했다.
"저는 다스림의 이치(政)로 그것을 알았습니다.

옛날 순임금은 백성을 다스리는 능력이 뛰어났고,

조보(造父)는 말을 다루는 능력이 뛰어났습니다.

순임금은 백성을 곤궁하게 하지 않았고,

조보는 말의 힘을 다하게 하지 않았기에, 

순임금은 백성을 잃지 않았고, 조보는 말을 그르치지 않았습니다. 

지금 동야필의 말다루기는,

수레를 얹어 고삐를 잡고 재갈을 물려서 몸을 곧게 하도록 하며,

걷고 뛰고 질주하는 것이 조정에서 예를 다하는 듯합니다.

험한 곳을 지나 먼 곳까지 이르러 말의 힘이 다하였는데도,

오히려 말에게 재촉하기를 그치지 않습니다.

이로써 알 수 있었던 것이지요."

정공이 말했다. "좋은 말씀이오, 말씀을 좀더 들을 수 있겠소?"

안연이 대답했다. 

"신이 듣기로 새가 궁하면 부리로 쪼고(鳥窮則啄)

짐승이 궁하면 할퀴고(獸窮)

사람이 궁하면 거짓말을 합니다(人窮則詐)

예로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아랫사람들을 궁하게 하면서도 위태롭지 않은 자는 아직 없었습니다
(
未有窮其下而能無危者也)
"


定公問於顏淵曰 "子亦聞東野畢之善馭乎?"

顏淵對曰 "善則善矣,雖然,其馬將失."

定公不悅. 入謂左右曰 "君子固讒人乎!."

三日而校來謁, 曰 "東野畢之馬失. 兩驂列 兩服入廄."

定公越席而起曰 "趨駕召顏淵!"

顏淵至, 定公曰 "前日寡人問吾子, 吾子曰 '東野畢之駛善則善矣,雖然,其馬將失' 

不識吾子何以知之?"

顏淵對曰 "臣以政知之. 昔舜巧於使民, 而造父巧於使馬, 舜不窮其民. 造父不窮其馬 是以舜無失民, 造父無失馬. 今東野畢之馭, 上車執轡銜, 體正矣, 步驟馳騁, 朝禮畢矣 歷險致遠, 馬力盡矣 然猶求馬不已. 是以知之也."

定公曰 "善, 可得少進乎?"

顏淵對曰 "臣聞之, 鳥窮則啄, 獸窮則攫, 人窮則詐. 自古及今, 

未有窮其下而能無危者也."

순자(荀子) 애공(哀公)


** 원문출처


** 안연(顏淵)


** 참마(驂馬)와 복마(服馬)

병거(兵車)는 네 마리의 말이 마차의 앞에 좌우로 서로 나란히 배치되어 된다. 좌우 양쪽 끝의 말을 참마(驂馬)라 불러 좌참(左驂)과 우참(右驂)으로 구분한다. 중간의 두 마리를 복마(服馬)라 하며, 좌복(服)과 우복(服)이라 부른다.


** 불궁기마(不窮其馬)

이 고사는 궁하필위(窮下必危) 즉 "아랫사람을 궁하게 하면 반드시 위태로워진다"로 알려져 있지만, '자신의 말을 궁하게 하지 말라'는 의미의 '불궁기마(不窮其馬)'로도 쓰인다.

그리고 이 글 내에 나오는, 조궁즉탁(鳥窮則啄, 새가 궁하면 부리로 쫀다), 수궁증확(獸窮攫, 짐승이 궁하면 할퀸다), 및 인궁즉사(人窮則詐, 사람이 궁하면 거짓말을 한다)의 4자성어도 기억해둘 만하다.


** 번아웃 증후군(Burn-out syndrom)

강한 성취 의욕과 열정으로 일을 하던 사람이 극도의 신체적, 정신적 피로감을 느끼며 무기력해지는 현상이다. 극도로 궁(窮)한 상태에 이르른 것이다. 성취 의지가 너무 강한 사람에게 잘 나타나며, 모든 걸 스스로 다 해내야 한다는 강박적인 수퍼맨 컴플렉스에서 벗어나야만 이를 피할 수 있다고 한다.

번아웃은 불에 타서 사라진다는 의미로 소진, 연소, 탈진으로 번역되어 사용되기도 한다. 




** 낙타의 배신

번아웃 증후군의 다른 표현으로서, 파올로 코엘료의 '연금술사'에서 나오는 대화에서 유래한 말이다.

낙타는 쓰러질 때까지 지친 내색을 하지 않는다. 사막 한 가운데에서 낙타가 무책임하게(?) 쓰러진 상황을 생각해보면 그 죽음의 안타까움보다 낭패스런 배신감이 더 크게 다가올 것이다.

추격견도 그렇다고 한다. 사람이 추격의 속도와 시간을 적절히 통제하지 않으면 쓰러져 숨을 멈출 때까지 달린다.

낙타든 추격견이든 혹은 아랫사람이든 그들이 쓰러져 배신하여 버리는 극단의 상황은 그들을 동료로서 다루고 있는 주인이나 윗사람에게 귀책이 있다고 하여야 하지 아니겠는가.




** 아랫사람의 원망을 사면 망한다(下怨者 可亡也)

한비자 '망징(亡徵)'(나라가 망하는 징조) 편에 나오는 말이다.

亡徵에는 나라가 망하는 요인 47가지를 열거하고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아랫사람의 원망이다.


** 궁즉변 변즉통 통즉구(窮則變 變則通 通則久)
주역에 나오는 말이다. 궁(窮)하면 변(變)하고, 변(變)하면 통(通)하며, 통(通)하면 오랫동안 지속(久)될 수 있다.
동물이든 사람이든 궁(窮)한 상태가 예견되면, 상황을 변화시켜 막힘을 해소하고 소통할 수 있게 하여야 하며, 그러면 관계를 오래 유지할 수 있게 됩니다.



Posted by 허성원 변리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