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벤처에 관한 2012. 1. 2 머니투데이 기사임]
머니투데이 기사


보유 조합 규모가 1조원을 넘는 삼성벤처캐피탈(이하 삼성벤처)의 주요 투자처는 과연 어디였을까.

삼성벤처가 CVC(기업형 벤처캐피탈)라는 점에서 출자 목적은 펀드 수익률보다 모기업의 비즈니스 확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를 통해 삼성그룹의 향후 성장 전략을 엿볼 수 있는 만큼 '투자 목록'에 관심이 모아질 수밖에 없다.

국내 투자에만 몰두하는 여타 창업투자회사와는 달리 삼성벤처는 해외 투자에 무게중심이 쏠려 있다. 일부 지분을 확보함으로써 해당 기업이 가진 특허 및 원천기술을 확보해 나가겠다는 전략이다. 이는 신규 제품 생산에 그대로 흡수, 응용됐다.

삼성전자가 만드는 휴대폰이 대표적인 사례다. 삼성벤처는 소음제거 기술업체인 미국 포르테미디어(fortemedia)에 대한 지분 투자를 단행하고 2005년부터 삼성전자와 파트너십을 맺어 왔다. 이후 삼성전자는 소음제거칩이 적용된 휴대폰을 2008년에 출시하는데 성공했다.

세계 최초로 LTE 핵심칩을 개발한 GCT세미컨덕터(semiconductor)도 마찬가지. 삼성벤처는 2005년 현지 벤처캐피탈 8곳과 함께 총 2000만 달러를 투자하며 기술력 확보에 나섰다. 최근 LTE폰 시장에서 삼성의 갤럭시 시리즈가 인기를 모으고 있는 것도 이 같은 선제적 투자가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스와이프(Swype)는 스마트폰 자판 위에서 손가락을 떼지 않고 문자를 입력하는 기술을 가지고 있다. 삼성벤처는 2009년 말 해외 투자사들과 함께 560만 달러 규모의 투자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삼성전자가 갤럭시S의 대대적인 펌웨어 업그레이드를 실시했는데 이때 신규로 탑재된 기능이 바로 스와이프였다.

시기적으로 2005년부터 2009년까지 삼성벤처의 해외 투자는 주로 무선통신 기술 및 반도체 투자에 집중됐다. 인텔론(Intellon), 소닉스(Sonics), 테크노버스(Teknovus), 비씸(Beceem communications), 엔비비오(Envivio)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2010년부터는 바이오와 각종 영상 기술업체들에 대한 투자가 줄을 이었다.

바이오는 삼성이 신성장사업으로 가장 우선순위에 두고 있는 분야 중 하나다. 지난해 삼성이 인수합병(M&A)을 성사시킨 두 곳은 메디슨과 레이로 모두 의료기기 업체였다. 이달에는 In-Q-Tel, 퀘스트마크 파트너스 등과 함께 DNA분석 기술업체 인터젠X(IntegenX)에 4000만달러를 투자했다.

영상 기술 쪽으로 삼성벤처가 투자한 회사로는 고체 광학 전문기업인 렌즈벡터(LensVector)와 3D 장비업체 마스터이미지3D(MasterImage 3D)등이 있다. 지난 9월에는 독일의 OLED관련 발광 유기물질을 제조하는 노바엘이디(Novaled)에 투자하기도 했다.

올해 들어서는 투자 영역이 더욱 확장됐다. 설립한 지 1년 밖에 안된 모바일 커머스 관련 기술 업체 모빔(MoBeam)에 초기 단계 투자를 단행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미국의 스마트TV용 광고플랫폼 회사인 유미(YuMe)에 1200만 달러를 투입했다. 여기에 이건회 삼성 회장의 소프트웨어 강화 발언 이후 해당 분야 투자도 점차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투자 시점의 경우 과거 시리즈 C(series C) 혹은 D단계에서 최근 시리즈 A로 앞당겨지는 추세다. 시리즈 A는 매출 발생 전 아이템과 성장 가능성 등을 중심으로 투자하는 것을 말하며 C,D로 갈수록 성장이 진행됐다는 의미다. 그만큼 최근 삼성이 초기 투자를 통해 기술력 확보에 선제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국내 투자의 경우 반도체 및 OLED장비 업체에 집중됐다. 삼성전자 혹은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SMD)에 매출의 상당 부분을 의존하는 회사가 대부분이었다. 삼성그룹으로선 삼성벤처가 지분을 투자함으로써 자금 지원 및 협력 관계를 유지해 나갈 수 있다.

무엇보다 안정적으로 부품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납품 단가 면에서도 경쟁사보다 '우위'를 점할 수 있다. 알짜 회사의 경우 아예 ‘패밀리'의 관계를 구축하기도 한다. OLED장비회사인 테라세미콘과 금형전문업체 에이테크솔루션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벤처의 경우 굳이 자금 회수를 목적으로 기업공개(IPO)를 무리하게 추진하지 않는다"며 "국내 피투자기업 역시 '삼성'이 투자했다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프리미엄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Posted by 허성원 변리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