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 머리 돼지'를 키우고 있는가


“어느 요동((遼東) 사람의 돼지가 머리가 흰 새끼를 낳았다. 그는 이를 매우 상서롭다 여겨 왕에게 바치려고 그 돼지를 안고 하동(河東)까지 갔다. 그런데 그곳에 있는 돼지는 모두 머리가 희었다. 그는 자신의 좁은 견문을 부끄럽게 여겨 서둘러 요동으로 돌아갔다”[요동지시(遼東之豕) _ 후한서]



요동지시 즉 '흰 머리 돼지' 고사는 주관적 가치와 객관적 현실 사이의 착오적 괴리가 가져다주는 안타까운 사연이다. 이러한 '흰 머리 돼지' 오류의 상황은 발명자들에게서 특히 많이 나타난다. 우리 변리사들은 '흰 머리 돼지를 안고오는 발명자를 하루에도 여러 명을 만나기도 한다.

변리사를 찾는 발명자들의 마음은 상당히 설렐 것이다. 자신이 창안한 발명이 정말 특허 받을 수 있을지, 특허를 받아서 그것으로 누리게 될 경제적 이익은 얼마나 될지, 이 발명으로 사업을 해야 할 지 말아야 할지, 발명의 기발함에 세상 사람들은 얼마나 찬사를 보내줄까 등을 그리며 기대와 희망에 차있을지도 모른다. '흰 머리 돼지'를 안고 하동으로 떠나는 요동 사람의 마음과 다르지 않을 것이다. 발명자가 요동 사람처럼 실망을 하게 될 경우는 얼마나 될까? 

특허청의 통계에 따르면 출원 발명 중 심사관의 심사 결과 등록결정이 내려지는 비율은 대충 70% 정도이다. 그런데 이 등록결정율은 특허사무소가 출원 전에 이미 한 차례 걸러낸 발명에 대해서만 출원 및 심사한 결과이다. 특허사무소가 새롭거나 진보적인 기술이 아니라는 이유로 아예 특허출원의 포기를 권유하며 돌려보내는 발명이 적지 않다. 그 비율은, 사무소마다 다소 차이가 있겠지만, 경험에 따르면 대체로 70% 정도는 되는 것같다. 따라서 발명자가 아이디어를 완성하고 그에 대해 특허받아야겠다고 마음먹은 발명 중 약 20% 정도만이 특허로 이어지게 되는 것으로 보면 되겠다. 결국 특허를 희망한 발명 중 열에 여덟은 발명자가 자신의 발명을 특허감으로 잘못 생각한 '흰 머리 돼지'인 셈이다.  

이런 '흰머리 돼지 오류'는 적잖은 부작용을 낳는다. 발명자는 자신의 발명에 대해 과대망상적 정서를 갖는 경우가 많다. 그런 정서로 인해 성공을 과신하고 과도한 시간적 혹은 경제적 투자로 자신과 주위 사람들을 힘들게 하기도 한다. 우리 변리사들의 주된 업무 중 하나는 그런  '흰 머리 돼지 오류'를 바로잡아주는 일이다. 그런데 이미 큰 기대와 상당히 구체적인 계획을 가지고 온 발명자는 우리가 일러준 진실을 듣고 너무나 크게 실망하여 우리의 입장이 오히려 난처해지기도 하고, 어떤 때는 우리의 설득을 부정하거나 믿지 않고 다른 특허사무소를 전전하기도 한다. 

또 다른 형태의 '흰 머리 돼지' 인식 오류는, 중소기업들이 외부로부터 자신이 갖지 않은 기술을 도입하는 과정에서도 많이 나타난다. 기술개발 역량이 부족한 중소기업들이 자신에게 부족한 기술을 타인의 것으로 보충하여 기술 레버리지로 삼아 비즈니스의 성공을 도모하는 것은 매우 현명한 권장할만한 전략적 경영활동이다. 그런데 많은 기업들은 자신이 도입할 기술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경제적 부가가치에는 주목하지만, 그 기술 자체의 상대적 가치에 대해서는 크게 관심을 갖지 않는다는 데 문제가 있다.

상당한 비용을 주고 매입하였거나 비싼 로열티 계약을 하고 도입한 기술이 알고 보니 그럴 가치가 없는 '흰 머리 돼지'에 불과하다는 것을 뒤늦게 깨닫고 크게 후회하는 사례를 종종 보게 된다. 시장에서 작은 상품을 하나 사더라도 대충이나마 시세를 둘러보고 구입하기 마련인데, 기업의 핵심역량을 구성하는 새로운 기술을 비싸게 도입하면서도 그 기술의 상대적 가치를 등한히 한 결과인 것이다. 기술의 상대적 가치는 해당 기술분야에서 다른 기술들에 비해 얼마나 기술적 우위에 있는지, 시장의 장악력 혹는 경업자의 배제력은 얼마나 강한지, 그런 효력은 얼마나 유지될 수 있는지 등의 관점에서 객관적으로 비교하여 평가한 기술의 비교우위적인 힘을 말한다. 하나의 기술 그 자체만 놓고 보면 매우 괜찮아 보이지만, 그 관련 기술과 대비해서 비교해보면 상대적 가치가 없을 수 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흰 머리 돼지' 오류를 범하지 않을 것인가?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해당 기술 분야의 기술 환경을 아주 잘 이해하는 것이다. 발명자는 애초 발명을 꿈꾸었을 때부터 관련 선행기술을 잘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불필요한 중복 발명이나 중복 투자를 피하는 동시에, 그 앞선 기술들을 학습하고 활용하여 그보다 더욱 진전된 참신한 발명을 창출할 수 있다. 기업이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해당 기술의 기술적 환경을 잘 이해하면, 도입 기술의 상대적 수준을 올바로 평가하여 도입여부 자체를 제대로 결정할 수 있고, 또 대가를 결정할 때에도 적절히 협상할 수 있다. 

특허 기술자료의 검색은 그리 어렵지 않다. 선행기술 조사나 기술환경 이해는 주로 특허자료의 검색을 통해 이루어지며, 특허자료는 대체로 각국에서 무상으로 공개한 특허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비교적 쉽게 입수할 수 있다. 물론 중요한 자료 찾기나 고급 분석이 필요한 경우에는 전문가에게 의뢰하면 된다. 통상의 관련 기술 검토 정도를 위한 특허 검색은 엔지니어라면 단시간 내 쉽게 적응할 수 있다. 이런 특허검색은 일상에서 점심 식당을 찾듯 발명자나 연구원에게는 생할화되어야 한다. 그래서 '흰 머리 돼지'의 오류는 사실상 당사자의 태만에 귀책이 있다 할 것이다. 

길 떠나는 사람이 헛걸음이나 방황을 하지 않으려면, 가고자하는 목표를 분명히 설정하고 그 목표를 찾아가는 길을 지도를 통해 잘 공부해두어야 한다. 새로운 기술을 추구하는 사람들도 마찬가지이다. 기술환경을 미리 파악하지 않고 무턱대고 달려나가는 사람에게는 게으른 여행자처럼 그 노력과 비용이 헛되어 되도록 예정되어 있는 것이다.

방황과 혼란은 게으른 자의 절친한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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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허성원 변리사

기술을 탈취 당했다고?

      - 그건 잘못된 특허전략 때문이야.

 

진(秦)나라 왕이 공주를 진(晉)나라 공자에게 시집보낼 때 온갖 장식으로 아름답게 가꾼 시녀 70명을 딸려 보냈다. 그런데 공자는 예쁜 시녀들만을 좋아하고 공주는 박대하였다. 결국은 공주가 아닌 시녀들을 잘 시집보내준 꼴이 된 것이다. 또 어느 초나라 사람은 귀한 구슬을 팔러 정나라로 갔다. 그는 목란(木蘭), 계초(桂椒)와 같은 향기로운 나무로 짜고 물참새의 털로 장식한 상자를 만들어 그 속에 구슬을 넣었다. 그런데 정나라 사람은 그 상자만 샀을 뿐 구슬은 되돌려 주었다(買櫝還珠).』 _ 출처 : 한비자(韓非子)

구슬은 팔지 못하고 상자만 빼앗겼다.

     담긴 구슬보다 상자만이 관심을 끌게 만든 어리석음을 비유한 ‘매독환주(買櫝還珠)’는 겉으로 드러난 표현의 화려함에 현혹되어 정작 본질의 중요성을 잊거나 잃어버려서는 안된다는 가르침을 주는 고사이다. 
     이 비유를 이 글을 위해 조금 다르게 해석해보면, 본질(공주, 구슬)을 돕기 위한 보조적 요소(시녀, 상자)에 아무리 공을 들이더라도, 그 보조적 요소가 본질에 합목적적으로 부합하도록 적절히 배려되어 있지 않다면, 목적 달성은 고사하고 공들여 마련한 보조적 수단마저 허무하게 빼앗길 수 있다는 가르침도 얻을 수 있다.

     이 해석과 유사한 사례는 매스컴에서 종종 접할 수 있다.
     기업활동의 본질은 큰 부가가치를 붙인 제품을 많이 파는 것이다. 기업은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고 그 기술로 포장된 제품을 제조한다. 기술은 제품의 매력을 높이거나 비교 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보조적인 요소이며, 대부분의 경우 기술 그 자체가 기업 활동의 본질을 구성하지는 않는다. 공들여 개발한 기술이 적용된 제품을 마켓팅하는 과정에서 제품은 전혀 팔리지 않고 그 제품을 포장한 기술만 빼앗기게 되는 어이없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즉 구슬은 팔지 못하고 상자만 빼앗긴 꼴이 발생할 수 있다는 말이다.

     S텔레콤의 김대표 이야기는 수년 전부터 여러 매체를 통해 잘 알려져 있다. 김 대표는 위급상황 시 비상연락에 관련한 휴대폰 기술을 대기업에 제안하고 기술자료를 제공하여 주었는데, 그 동안 연락이 없던 대기업은 약 1년 정도가 지나 김 대표가 제안한 개념이 적용된 휴대폰을 출시하였고 시장에서 상당한 호평을 받았다고 한다. 이에 김 대표는 그 대기업을 상대로 특허소송을 제기하였고 근 7, 8년간 소송을 끌어오면서 엄청난 비용을 썼지만 결국에는 모두 패소로 종결되었다.
     또 어린이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끈 ‘에스보드’를 개발한 강대표는 2006년 단일 제품으로 100억을 매출을 올렸다. 성공 스토리가 알려져 책도 내고 정부 공익광고에도 출연하기도 했으나, 이후 모조품의 난립으로 불과 3년 후인 2009년에는 단 1억의 매출로 추락하였다.

  이 두 사람은 모두 본질인 매출이나 이익의 확대는 달성하지 못하고 그들의 기술만 잃은 것이다. 그들은 서로 유사한 상황에서 자신들의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지만 자신들이 그런 억울한 상황에 처하게 만든 이유는 서로 다르게 주장한다. 김대표는 대기업의 도덕성을 비난하고 강대표는 특허제도의 불합리를 질타한다.

     하지만 이들 두 사람의 실패 원인은 하나이다. 그것은 ‘잘못된 특허전략’에 있다. 김 대표와 강 대표는 모두 자신의 기술에 대해 특허를 획득하였다. 그 특허에 기초하여 자신의 비즈니스를 보호하기 위한 노력도 하였다. 그러나, 권리가 제대로 효력을 발휘하지 못하면서 비즈니스 보호의 노력은 무위로 끝나고 극도의 상심과 함께 사업도 몰락한 것이다. 애초 특허가 없었다면 그토록 집착하거나 절망할 일도 없었을 것이다. 부실한 특허는 그 자체로서 우환거리이다.

특허는 울타리와 같은 것. 남을 막는 동시에 나를 가두는 것이다.    

      특허는 기술을 설명한 기술문헌인 동시에, 특허권의 권리 범위를 정하는 권리문서이다. 권리의 영역을 객관적으로 표시하는 울타리나 담과 같은 것이다.
     ‘울타리는 남을 막는 것인 동시에 나를 가두는 것이다’라는 속담이 있다. 이 말과 같이 특허는 내 땅의 경계 즉 내 권리가 미치는 영역의 끝이 어디인지를 정하지만, 동시에 인접한 타인 혹은 공공의 땅의 경계 역시 정하는 것이다. 내 울타리 내에서 자유로운 권리행사가 가능한 한편, 울타리 밖에서 일어나는 행위에 대해서는 간섭할 수 없는 소극적 의무가 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은 자기 울타리 밖의 일임에도 울타리 넘어 과욕을 부리다가 실망을 자초한다.

     넓은 통제력을 갖고 싶다면 애당초 울타리를 충분히 넓게 쳐야 한다.
     울타리를 칠 면적을 얼마나 크게 할 것인지는 순전히 본인이 선택에 달려있다. 너무 넓게 잡으면 타인의 권리나 공공의 영역을 침범하게 될 것이고 그러면 당연히 특허를 받을 수 없다. 그러나 그런 저촉만 피할 수 있다면, 자신의 기술 개념이 적용될 수 있는 가능한 영역을 마음껏 넓게 상상해보라. 상상한 만큼 권리는 만들어질 수 있다. 물론 그 상상은 실제와 잘 타협이 되어야겠지만, 그 과정은 충분히 즐겁다.

     또한 울타리는 튼튼하여야 한다.
     아무나 쉽게 들락거려도 어찌할 수 없는 부실한 울타리도 많다. 튼튼한 울타리는 잠재적 침입자에 대한 대비가 충분하여야 한다. 발자국 소리만으로 도망가는 토끼를 막을 울타리와 맹수에 대비할 울타리는 분명 다르다.
     많은 사례들에서 보면 우리 중소기업들의 특허 울타리가 커버할 수 있는 영역이 안타까울 정도로 너무도 좁고 부실하다. 그런 특허들은 벽면을 장식하는 역할 이상을 역할을 기대하기 힘들다.
     귀 특허의 울타리는 얼마나 넓고 어떤 침해에 저항할 수 있는가?

특허 취득의 진정한 목적은 ‘제품 보호’가 아니라 ‘시장 보호’이다. 
     ‘제품 개발’과 ‘특허 전략’은 모두 ‘기술의 산’을 정복하는 과정이다.
     ‘제품 개발’의 경우에는 최단 코스를 따라 정상에 오르기만 하면 그 산을 정복하였다고 말할 수 있다. 최적의 솔루션 하나만 찾아내는 되기 때문이다. 하나의 제품을 만드는 여러 개의 솔루션을 가지는 것은 의미가 없다. 여러 솔루션을 모두 제품화하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특허 전략’에서 ‘산의 정복’의 의미는 다르다.
     내 제품이 지배하여야 할 그 산에 누구도 들어오지 못하도록 확실한 방어막을 구축하였을 때 특허전략에서의 ‘산 정복’이 성공적이라고 말한다.
     특허 전략의 일차적 목적은 ‘내가 개발한 제품’을 우선적으로 보호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에 한정되어서는 적절치 못하다. 최고의 특허 전략은 ‘내 제품이 속한 시장’을 통째로 커버하는 것이다. 즉 ‘내가 개발한 기술’이 아니라 ‘남이 회피할 가능성이 있은 기술’ 내지는 ‘남이 모방할지도 모르는 기술’까지도 타인이 편승할 수 없도록 하는 것이 잘된 특허전략이다. 

     특허 전략의 궁극적인 목적은 내 제품과 경쟁이 될 가능성이 있는 제품이 시장에 진입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와 같이 특허는 제품개발의 과정에서 나온 성과물이긴 하지만, 그것을 취득하기 위한 전략은 제품 개발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시각에서 접근하여야 한다.
     많은 특허들을 보면 특허권자의 제품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잘 정의되어 있다. 그러나 타인의 모조품에 대해서는 전혀 고려되어 있지 않아, 타인의 모방이나 도용을 막기는커녕 오히려 모방을 도와준 꼴이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잘못된 특허는 모방을 조장한다.

산의 정복 전략은 산을 오르기 전에 짜야 한다.
     처음 산을 오를 때, 누가 먼저 도전한 등산로가 있는지, 더 나은 정복의 루트가 있는지, 다른 사람들은 어떤 길을 더 선호할 것인지 등을 미리 알아야만 효과적이고 안전한 산행이 될 것이다.
     산오르기가 그렇듯 특허 전략도 연구 개발 초기 단계에서 수립하여야 한다.
     제품 개발의 초기 단계에서 이전의 다른 사람들의 개발 경험에 관한 정보나 시장의 환경을 잘 이해하고 나면 연구개발을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 그리고 그러한 사전 정보나 시장 환경에 기초한 특허전략을 수립할 수 있다. 

     제품에 대한 연구개발이 완료되고 나서 특허출원을 하게 되면, 많은 경우 그 최종 설게안에 따른 실시예에만 한정된 특허를 받게 된다. 마치 산꼭대기에 작은 울타리를 치고 산을 정복했다고 말하는 것과 같다. 좋은 특허는 산자락을 따라 넓은 울타리를 구축하는 것이며, 그런 특허는 개발의 초기부터 전략적으로 준비되어야 한다.

특허분쟁도 조직력이 필요하다.
     강한 군대는 많은 전사와 다양한 무기를 구비한다.
     대부분의 중소기업은 핵심 제품에 대해 한 두 건의 특허만을 가지고 있다. 앞의 사례들도 마찬가지다. 그 소수의 특허가 상대의 저항을 받아 제대로 힘을 발휘하지 못하게 되면 다른 대안이 없으므로, 김 대표와 강 대표처럼 분루를 삼키고 물러나야 한다.
     그래서 우선은 양이 필요하다. 조폭 집단이 초기에 머리수로 상대를 압도하듯이, 특허 건수는 특허분쟁에서는 매우 의미가 크다. 특허권자의 특허 건수가 많으면 방어하는 입장에서는 그 부담이 건수의 제곱에 비례하여 커진다고 생각하면 된다. 한 두 건은 어떻게 대응하기 쉽지만 대여섯 건이 넘어가면, 그 내용은 제쳐두고 분석과 대응 비용 등과 관련하여 상대를 무척 곤혹스럽게 만들 수 있다.
     그리고 무기도 다양할 필요가 있다. 전쟁에서 장거리 미사일과 같이 강한 화력의 무기는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그런 중화기만으로 전쟁은 치룰 수는 없다. 근접전이나 비정규전을 대비한 무기나 전투인력도 필요하다. 경우에 따라서는 사기진작을 위해 연예인부대의 역할도 중요하다. 특허분쟁에서도 마찬가지이다. 

     핵심 기술에 관한 특허 하나만 달랑 들고 있는 경우는 마치 ‘들배지기’나 ‘뒤집기’ 기술 하나만을 가지고 천하장사가 되겠다는 씨름 선수와 같다. 그런 선수는 싸우는 재미도 구경하는 재미도 제공하지 못한다. 상대 선수에게 자신의 특기가 파훼되고 나면 필패의 길을 걷게 될 것이다.
     물론 핵심기술에 관한 특허는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전쟁을 치루기 쉽지 않다. 잠재적 침해자들의 예상 가능한 침해양태를 고려하여, 핵심기술을 둘러싼 다양한 응용 기술, 보조 기술, 이용 기술, 혹은 그 기술이 통과하는 통로에 있는 길목 기술 등에 대해 특허를 확보해 두어야 한다. 그런 주변 특허들은 실제 전투에서는 핵심기술 못지않은 혁혁한 전과를 올릴 수 있다.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는 사람은 있어도 산에 걸려 넘어지는 사람은 없다.’ 이 말처럼 특허분쟁에서 큰 기술의 특허는 다 피했는데 어설픈 돌부리 같은 특허에 걸려 항복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제 남의 기술의 훔치는 입장이 되어보자.
     항상 구슬상자를 빼앗긴 비련의 주인공으로 남아 있을 수는 없다.
     경우에 따라서는 상자만 뺏고 구슬을 되돌려주고는 회심의 비릿한 미소를 짓는 승자의 모습이 되어볼 수 있다. 공주보다 더 아름다운 70명의 시녀나 구슬보다 더 탐이 나는 상자가 있다면, 그리고 별 저항 없이 내 것으로 만들어볼 수 있다면, 어찌 욕심을 내 보지 않겠는가?
     그런 매력적인 제품은 실제로 상당히 널려 있다. 제대로 눈만 부릅뜨고 둘러보면 쉽게 취할 수도 있다. 다만 무지, 게으름, 자존심, 도덕성, 두려움, 소심함 등이 행동으로 옮기는 것을 방해할 뿐이다.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좋은 특허전략을 수립하고 수행하기는 너무도 힘들다. 그런 만큼 기업들의 특허에는 허점이 많다. 그 허점을 제대로 인식하고 파고드는 것이 성공적인 모방자 내지는 발 빠른 2인자가 되는 길이다.
     특허권자가 자신의 기술을 특허로 보호하는 것은 성을 사수하는 것에 비유될 수 있다. 그렇다면 모방자가 특허를 피해서 기술을 모방하는 것은 성을 공략하는 행위일 것이다. 

     수성과 공성 중 어느 것이 힘들겠는가? 일단 특허라는 성을 만드는 축성의 단계는 그다지 힘들지 않다. 하지만 일단 외부 공격을 막아야 하는 수성의 단계에 들어가면 성 내의 한정된 자원만 이용 가능하다는 한계를 안게 된다. 그러나, 공성은 성 밖의 무한한 자원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수성에 비해 유리한 점이 많다. 실제로 특허분쟁에서 특허권자의 승소율이 훨씬 낮다.
     그래서 나는 가끔 광오하게 주장한다. “모방할 수 없는 제품은 없다”라고.. 부러운 타사의 제품이 있으면, 십중팔구 그 제품을 안전하게 모방할 수 있는 길이 분명 있을 것이라고 믿어도 좋다.

     그런데.. 양심이나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다고? 그렇다. ‘모방’이 좀 떳떳하지 못하다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모방 없이 지금 그 자리에 서있다고 당당히 외칠 수 있는 자 누구인가? 우리는 태어나서 곤지곤지를 배우기 시작하면서부터 무덤에 들어갈 때의 절차에 이르기까지 끝없이 모방하며 산다. 모방은 인간의 본성이다. 누구도 모방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모방’ 그 자체는 조금도 부끄러운 것이 아니다. ‘모방’이 아닌 도용이나 ‘특허침해’가 비난 받을 짓이다.

     남의 특허를 침해하지 않는 모방은 성공의 열쇠일 수 있다. 최근의 많은 연구개발 과정은 관련 업계의 특허를 분석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세상에 공개된 수백만건의 특허는 그 자체가 기술의 도서관이다. 그로부터 배우고 벗어나고 개량하는 과정을 통해 더 경쟁력 있고 매력적인 제품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그러한 학습을 조장하는 것이 특허제도의 진정한 존재이유이기도 하다. 그래서 특허전략의 꽃은 남의 특허 기술을 이용하여 더 나은 나의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다. 

 


훌륭한 예술가는 베끼고, 위대한 예술가는 훔친다. _ 파블로 피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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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허성원 변리사

미국의 2011년 특허소송 조사보고서가 나왔습니다. 

지난 한 해 총 2,892건의 침해 소송이 벌어졌네요.
전년 대비 5% 증가. 가장 많았던 때는 2004년 3,075건.

가장 많은 소송을 대리한 로펌은 Fish & Richardson. 128건.

소송을 주도한 두 가지 그룹의 하나는 NPE(특허괴물), 다른 하나는 애플, 삼성 등 스마트폰 거대기업들.

 

그런데 손해배상액은 평균 1.8 million 달러로 폭락. 전년의 6 million 달러에 비해..
CAFC(미국 연방순회법원)가 2009년 이래 손해배상액에 관한 전문가 증언을 엄격히 분석하게 하였기 때문이랍니다.

가장 많은 소송을 일으킨 NPE 중 하나는 "Geotag".
이들은 2009년에 "geotagging"(온라인 사진과 같은 매체에 지리적 메타데이터를 부가하는 방법 발명)에 관한 특허를 119 million 달러에 매입하여, 구글, 모토로라 외 여러 지도 서비스 업체들을 상대로 무려 397건의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끔찍합니다.
워낙 비싼 특허를 샀으니 서둘러 본전을 뽑아야겠다는 생각이 들긴 하겠지요.


출처 :
The 2011 Patent Litigation Survey


아래는 PatentlyO 블로그 글. 참고용

Patent Suit Filings for 2010 Show a Slight Rise

By Jason Rantanen

Patstats.org, coordinated by Professor Paul Janicke of the University of Houston Law Center, recently released its analysis of patent suit filings for calendar year 2010.  Patstats reports that although the total number of patent cases filed in 2010 was 3,605 - significantly higher than the 2,744 cases filed in 2009 - much of that increase can explained by the 752 false marking cases filed in 2010.  If the false marking cases are excluded, the increase is closer to 4%.  Professor Janicke was kind enough to provide a set of historical data for context, which I used as the basis for the below graph.

Patent Suit Filings 1990-2010

Note that this chart only shows false marking cases for 2010, and thus assumes that there were not high numbers of false marking cases in previous years (for support of this assumption, see http://www.grayonclaims.com/false-marking-case-information/).  For additional analysis of patent suit filing data, as well as other interesting and useful statistics relating to patent litigation, see www.patstats.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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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허성원 변리사

최근 미국에서 우리에게는 매우 진기한 특허소송이 벌어졌다.
대리인이 작성한 특허청구범위의 기재가 너무 한정적이어서 권리행사를 제대로 할 수 없었음을 이유로 그 책임을 묻고자 대리인을 제소한 사건이다.

사건 전말은 이렇다.
Byrne은 예초기와 관련한 자신의 특허를 침해하였다는 것을 이유로 하여 Black & Decker를 제소하였다.
그러나, 법원은 Black & Decker의 제품이 청구범위 중 "generally planar"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하며 침해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판결을 내렸다.
이에 Byrne은 대리인을 상대로 충분히 넓은 특허를 확보하지 못한 책임을 들어 소송을 제기했다.
대리인 로펌인 WHE는 종래 기술에 대비하여 Byrne의 발명이 진보성을 갖기 위해서는 "generally planar"라는 한정이 불가피하고, Byrne이 출원과정에서 충분히 참여하여 그 한정을 청구범위에 삽입하는 데에도 개입하였다고 주장하며, "summary judgment"(사실심리 없는 판결)를 요청하였다. 이에 담당 지방법원은  Byrne에게 충분한 진술기회를 주지않고 WHE의  "summary judgment" 요청을 받아들여 법률상 과실이 없다고 하여 Byrne의 주장을 기각하였다.

연방 순회법원은 지방법원이 Byrne의 진술을 충분히 경청하지 않은 지방법원의 권한남용을 지적하여 파기 환송하였고, 현재 환송심리가 재개될 것이다.

이 소송에서 청구범위를 좁게 작성한 대리인의 업무상 과실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판단한 바 없지만, 장래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종류의 소송이 다분히 발생할 수 있을 것이다.

특허출원은 기존에 존재하지 않던 권리를 창설적으로 만드는 행위이다. 주인 없는 땅에 울타리 말뚝을 박아 자신의 영역으로 마음대로 지정하는 행위와 같다.
그러한 영역 설정 행위가 변리사의 업무영역이다. 그러니 창설된 권리가 얼마나 넓거나 좁은지 울타리가 얼마나 튼튼하거나 부실한지, 즉 권리범위의 강약이나 광협은 담당 변리사의 경험과 지식, 열정과 숙고의 결과이다.
그래서 어떤 권리가 만들어 지는가는 거의 대부분 변리사의 책임 영역에 있다고 하여도 틀린 말이 아니다.

훌륭한 건축물을 얻기 위해서는 훌륭한 건축가가 필요하고, 전쟁에서 큰 승리를 거두기 위해서는 뛰어난 장군이 필요하다. 좋은 특허를 얻기 위해서는 뛰어난 변리사가 필요하다.
뛰어난 변리사는 경험과 지식이 풍부하고 하나하나의 출원에 혼신의 집중력으로 넓고 강한 전략적인 특허의 확보가 가능하도록 업무처리를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 변리사는 숱한 분쟁의 경험도 거친 역전의 용사이어야 한다. 우리 특허업계가 그런  변리사를 과연 얼마나 보유하고 있을까?

그런 한편 출원인은 상대적으로 싼 비용으로 짧은 시간 내에 출원작업이 완료되도록 압박하여, 비교적 낮은 경험 수준의 변리사가 서둘러 일을 처리해 버리도록 상황을 몰아간다.
좋은 특허를 확보하고 싶다면 우수한 변리사에게 적절한 비용을 지불하고 적절한 정도의 검토 과정을 거칠 수 있도록 배려해주어야만 한다.
우아하면서도 발랄하기를 바라는 것은 적절치 않다. 

한편, 특허의 권리범위가 정하여지기까지에는 그 발명을 둘러싼 기술적 환경, 발명자의 기술적 지식, 발명자의 인식한도, 발명자의 특허출원의 목적, 담당변리사의 인식한도, 발명자의 기여도, 전락적 고려 여부 등 많은 평가불가능한 변수가 존재하고 그 각 변수에 대한 책임소재 역시 명료히 규정하기 어렵다.
이러한 제반 변수에 대한 평가도 결국에는 변리사가 아니면 입증하거나 주장하기 어렵다.
의료사건의 경우와 비슷할 것이다. 의사의 과실을 입증하기 위해서는 의사출신의 변호사가 최적인 것처럼..
변리사의 업무상 과실 소송은 변리사출신의 변호사가 개입될 가능성이 높다.

여하튼 이러한 소송이 몇 건 벌어지면 우리 특허업계는 어떤 모습이 될까?
아마 모두들 바싹 긴장하게 될 것이다. 누군가가 잽싸게 보험상품을 만들어 영업을 하러 다니기도 할테고..
하지만 결국은 업무의 질이 상당 수준으로 높아질 것임은 쉽게 예상할 수 있다. 그리고 그에 따라 출원인의 비용 부담도 높아지겠지만..
 
어쨌든 머잖아 이런 류의 다툼은 가시화될 가능성이 높다.
어느 쪽이든 책임공방의 다툼에 휘말리지 않으려면, 권리범위 설정과정에 발명자와 변리사가 충분히 협의하여 권리의 강약이나 광협에 영향을 주는 제반 상황을 모두 노출시켜 함께 의논하고 작성하는 실무 습관을 가지는 것이 가장 바람직할 것이다.



이 글의 단초가 된 글 :
http://www.patentlyo.com/patent/2011/11/stephen-byrne-v-wood-herron-evans-fed-cir-2011-byrnes-malpractice-claim-alleges-that-his-former-patent-attorneys-at-w.html?utm_source=feedburner&utm_medium=email&utm_campaign=Feed%3A+PatentlyO+%28Dennis+Crouch%27s+Patently-O%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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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허성원 변리사
지적재산권보호2011.11.14 13:15

특허청 통계를 보고 통계의 수치에 나타난 의미를 분석해보고 우리 특허업계의 현실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특허출원현황>
우리나라의 한해 특허출원 건수는 실용신안을 포함하여 약 18만 건을 조금 윗돈다(도표1).
2005년과 2006년에 20만건에 조금 못미치는 피크를 기록한 이후 지난해 약 18만건까지 금격히 하락하였다가, 지난해 약간 회복한 형세다.
비록 성장세가 주춤하는 듯 보이지만, 이 정도의 출원 건수는 미국(45만건), 일본(35만건), 중국(31만건)에 이어 당당히 세계 4위이다(도표2).
국내의 특허 출원시장은 사실상 더 성장하지 않고 상당 기간 정체 상태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의 특허출원 건수가 주로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대기업에 의존하였으나, 최근 이들 대기업이 엄격한 질관리에 들어감에 따라 출원건수가 급감하였다. 2006년 피크에서 급격히 하락한 것은 이러한 대기업들의 정책변화에 기인한 것이다. 세계적인 특허전쟁으로 특허권의 확보경쟁이 치열하지만, 그 열기가 출원 현장에까지는 전혀 전달되지 않고 있다. 대기업들은 이미 확보한 특허의 효율적 활용이나 인수합병 혹은 특허매입을 통한 전략적 공방 대비에 더 역량을 치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실무 중인 우리 변리사들의 수를 약 4000명으로 보면, 변리사 1인당 연간 특실 약 45건, 상표디자인 약 45건이 배정될 수 있는 수준이다.

<특허법원 소제기 현황>
글로벌 시장에서 특허소송의 열기가 뜨겁다. 그러나 국내의 특허 소송 시장은 그다지 뜨겁지 않은 것 같다.
지난해 특허법원 제소 건수가 연간 1000건도 넘지 못하고 있다.
2007년 및 2008년에 1400건을 넘겼으나 경제위기 여파인지 2009년과 2010년에는 급감하여 1000건 미만에 머물고 있다. 경제가 어려우면 분쟁도 줄어드는 모양이다.
약 1000건의 특허법원 소송 중에서 상표와 결정계 사건을 빼고 나면, 정작 특허 분쟁이라할만한 사건은 채 500건도 되지 않는다. 그리고, 동일 특허, 동일 당사자인 사건도 적지 않을테니, 실질적인 분쟁 사건의 수는 대충 봐도 3~400건 수준일 것 같다.
물론 특허법원을 거치지 않고 민사소송이나 형사소송을 만에 제기된 분쟁사건도 상당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우리나라의 특허 소송 시장은 잘해봐야 한해 500건 수준으로 평가된다.

소제기율을 알아보자.
제소율은 심결 건수 대비 불복 소송의 건수를 말한다.
전체적으로는 심결 대비 11%에 미치지 않지만, 역시 당사자계는 26%가 넘고, 결정계는 겨우 7% 수준이다.
당사자계 중에서 특허의 제소율은 40% 수준인 반면, 상표의 경우는 16.8%에 불과하다.
판결현황을 보면 알 수 있지만, 판결의 인용율과 제소율은 상반되는 경향이 있다.

<특허법원 판결현황>
특허법원 전체 판결 통계(도표4)를 보면, 총 992건의 처리건수 중 기각이 576건, 인용이 211건, 취하가 193건으로, 기각율이 약 58%, 인용율 약 21%, 취하율 약 19%이다. 전체적으로 심결에 불복하여 특허법원에 올라가면 원심을 뒤집을 확율은 21% 정도로 보면 되겠다.
그러나 상표의 경우 원고 승소율이 28% 수준인 반면, 특허는 17% 정도로서 불복 성공율이 비교적 낮은 편이다.

구체적으로 결정계 사건(도표5)을 보면, 특허의 경우 인용율이 15% 정도이고, 상표의 인용율은 35%이다. 특허의 특허청 심사의 질이 높고 상표 심사의 질은 낮은가? 아님 상표의 경우 판단의 똘레랑스가 특허에 비해 너무 큰 것인가?
그런데 특허의 취하율이 높은 것이 눈에 뜨인다. 결정계 특허 사건 취하율이 무려 18%로서 인용율보다 높다.
기껏 특허법원에 제소해놓고 취하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제소 후 심리 진행 전에 조기 취하하는 것이 많은 탓일 것으로 추측해본다.

당사자계 사건(도표6)을 보자. 전체 인용율은 약 23%이지만, 상표는 27%, 특허는 20% 수준이다. 역시 특허가 상급심에서 뒤집을 확율이 상표에 비해 낮다.
여기서도 취하율이 특허는 23%, 상표는 24%에 달한다.

<대법원 판결현황>
전체적으로 상고인 승소율이 11.5% 수준이며, 특허의 경우 12%, 상표는 14% 정도이다.

<특허업계에 대한 소고>
현재 등록된 변리사의 수가 약 4000명에 육박하고, 자격을 가진 사람이 6000명이 넘는 것으로 보인다.
약 4000명의 변리사를 고려할 때, 변리사 1인당 연간 특허출원은 45건, 상표 30건, 특허 분쟁(특허법원기준) 0.2건, 상표 분쟁 0.6건 정도 배정될 수 있겠다.
그러니까 1년 내내 특허 소송을 한 건도 접해보지 못하는 변리사가 80% 정도 될 것이다.

특허 출원 및 소송사건은 2008년을 정점으로 점점 감소하고 있고, 변리사 수는 매년 2백 몇 십명씩 늘어나고 있다.
게다가 내년부터는 로스쿨 출신들까지 대량으로 배출될 것이다. 변호사 업계도 워낙 치열하니까 이공계출신들은 특허영역에 관심을 많이 갖게 되리라 예상된다. 내년 졸업 예정 로스쿨 합격자의 20%가 이공계 출신으로 인정되며, 내년에 1500명이 바아시험을 합격할 거니까 최소한 매년 약 300명 정도의 잠재적 변리사 유입 인력이 상존하는 셈이다.

특허 출원 건수, 소송 건수 등 통계에서도 볼 수 있지만, 우리나라의 시장은 더 성장하기 어렵다. 거의 포화상태로 인정된다.
우리나라가 GDP 순위가 12위인데 특허출원에 있어서는 세계 4위이다. 이 정도면 경제규모에 비해 엄청나게 무리하고 있거나 특허출원의 거품이 매우 크다고 봐야 할 것이다. 이 상황에서 특허출원이 더 늘어야 한다고 강요하긴 쉽지 않다.
새로운 블루오션을 찾아 젊은 변리사들이 죽기살기로 뛰고 있지만, 그 역시 척박한 환경에서는 무리가 따른다.
고객을 특허전쟁에서 보호하기 위한 전사인 변리사들이 고객을 위해 써야할 에너지를 자신의 생존을 위해 다른 변리사들과 치열하게 싸워야 할 형편에 이르렀다.


[도표1] 연도별 국내 지재권 출원 건수 _ 1987~2010



[도표2] 세계 주요국가 특허출원 추이 _ 2005~2009



[도표3] 특허법원 소제기 현황 _ 2006~2010



[도표4] 특허법원 판결현황(전체) _ 2006~2010



[도표5] 특허법원 판결현황(결정계) _ 2006~2010



[도표6] 특허법원 판결현황(당사자계) _ 2006~2010


 

[도표6] 대법원 판결현황 _ 2006~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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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허성원 변리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