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제도의 수호신(6) _ 아테나와 트로이전쟁

 

 

지혜의 여신 아테나도 지혜롭지 못한 짓을 한 적이 있다.

그 어리석은 짓은 번영을 구가하던 한 국가를 멸망시키고 수많은 영웅들을 죽음으로 이끈 10년 전쟁의 원인이 되었다.

 

올림포스에서 결혼식이 있었다. 그리스의 위대한 영웅 아킬레우스의 부모가 될 테티스와 펠레우스가 화촉을 밝힌 것이다. 그런데 초대받지 못한 불화의 여신 에리스는 연회석 한 가운데에 “가장 아름다운 여신에게”라는 문장이 새겨진 황금사과를 던져놓았다. 그 자리에 있던 헤라, 아테나 및 아프로디테 세 여신은 나름 자신들의 미모에 자신이 있었으므로 모두 자기의 것이라 우기며 아무도 양보하려 하지 않았다. 결국은 그 판결이 제우스의 손에 맡겨지게 되었지만, 제우스는 이런 미묘한 문제에 관여하기를 원치 않았다. 그래서 황금사과를 이데 산의 양치기인 파리스에게 주어 그에게 이 골치 아픈 문제를 떠넘겼다.

 

 

<황금사과를 던지는 에리스>

 

파리스는 트로이의 왕 프리아모스와 왕비 헤카베의 아들이다. 헤카베는 파리스가 태어날 때 트로이가 불타는 꿈을 꾸었고, 이 아이로 인해 트로이가 멸망할 것이라는 예언을 듣는다. 그래서 아기를 이데 산에 갖다버렸지만, 한 양치기 부부에 의해 구출되어 멋진 양치기 청년으로서 자라게 된 것이다.

 

파리스의 앞에 나타난 세 여신은 황금사과를 얻기 위해 각자 선물을 제안한다. 헤라는 부과 권력을, 아테나는 지혜와 전쟁에서의 승리를, 아프로디테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자를 주겠다고 약속한다. 파리스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인’이라는 말에 현혹되어 황금사과를 아프로디테에게 건네준다. 이에 헤라와 아테나는 크게 실망하여 분노에 찬 모습으로 떠난다.

 

 <파리스의 심판>

 

그 후 파리스는 우연한 계기로 자신의 정체를 알게 되어 트로이왕실로 되돌아가 왕자로서의 생활을 하다가, 형 헥토르와 함께 스파르타를 여행한다. 거기서 스파르타 왕 메넬라오스의 왕비이자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인’인 헬레네를 만난다. 파리스와 헬레네는 아프로디테의 도움으로 첫눈에 반하게 되고, 헬레네는 파리스 일행과 함께 트로이의 배에 오른다.

 

<파리스와 헬레나>

 

아내를 납치당한 스파르타의 왕 메넬라오스는 당연히 그 분노를 억제할 수 없어 헬레네의 구출과 트로이에 대한 복수를 위해 그의 형 아가멤논을 찾는다. 그리스의 맹주인 미케네의 왕 아가멤논은 트로이를 응징하기 위해 그리스의 여러 도시국가의 각 족장들을 소집한다.

 

헬레나는 제우스와 스파르타의 왕비 레다 사이에서 태어났다. 레다의 미모를 탐낸 제우스가 어느 날 백조로 변신하여 그녀를 임신시켜 낳은 알에서 헬레네가 태어났다고 한다. 워낙 출중한 미모를 가진 헬레네에게는 수많은 영웅들이 청혼하였다. 하지만 그녀의 아버지 틴다레오스는 어느 한 사람을 사위로 정하면 다른 사람들과 원수가 될 것을 걱정하였다. 청혼자 중의 한 사람인 오디세우스가 그 걱정을 덜어주었다. 모든 청혼자들에게 누가 헬레네를 차지하더라도 헬레네를 차지한 사람이나 헬레네가 재난에 처하게 되었을 때 모두 나서사 도와주기로 맹세하게 한 것이다. 그리하여 틴다레오스는 부자인 메넬라오스에게 헬레네를 결혼시켰고, 오디세우스는 그 후 헬레네의 사촌 페넬로페와 결혼한다.

 

그리스의 대부분의 영웅들은 자신들이 한 맹세 때문에 아가멤논의 소집에 응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타케의 왕 오디세우스는 아내 페넬로페와 아들 텔레마코스와 함께 행복하게 살고 있었으므로, 겨우 한 여자 문제 때문에 전쟁을 일으키거나 참여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미친 척 위장을 하였지만 결국 들통이 나서 참가하게 된다. 이 결정으로 인해 그는 20년간의 지루한 전쟁과 방랑을 거쳐 우여곡절 끝에 겨우 귀향할 수 있었다.

한편 당시 구혼자는 아니었지만 그리스군의 가장 뛰어난 장수였던 아킬레우스 역시 어머니 테티스의 배려에 따라 전쟁을 피하기 위해 여장을 하고 숨어 있었다. 그러나 전쟁에 이기기 위해서는 반드시 그가 필요하다고 생각한 오디세우스의 꾀에 발각되어 전쟁에 참여하게 되고, 결국에는 아킬레스건에 파리스의 화살을 맞아 영원히 고향으로 돌아오지 못한다. 이렇게 시작된 트로이전쟁은 올림포스의 신들마저 편을 나누어 참여하게 되었다.

 

호메로스의 서사시 ‘일리아드’는 10년간의 트로이 전쟁 중 마지막 해의 이야기를 노래한 것이며, 호메로스의 또 다른 서사시 ‘오디세이아’는 오디세우스의 10년간에 걸친 귀향 과정을 그린 해상 표류 및 모험의 이야기이다. 

 

<트로이목마>

 

이와 같이 찬란한 문명을 이룩했던 트로이의 멸망과 함께 무수히 많은 영웅들과 백성들을 죽음과 도탄에 이르게 한 트로이전쟁은 일견 여신들의 어쭙잖은 미모 다툼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파리스에게 주어진 선택의 기회에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만약 파리스가 아프로디테의 제안을 거부하고 헤라나 아테나에게 황금사과를 주었다면 트로이의 운명은 어떻게 되었을까?

 

아프로디테의 ‘미인’은 겨우 얼굴 가죽 한 꺼풀이 창출하는 가치에 불과하고 한 개인의 얄팍한 탐욕을 짧은 기간 충족시켜줄 뿐이며, 타인으로부터 탈취하여 얻게 되면 피할 수 없는 큰 갈등의 원인이 된다. 헤라가 제시한 부와 권력은 구성원들에게 일시 풍요를 안겨줄 수는 있지만 결국에는 소수에게 편중되어 탐욕과 부패 그리고 분쟁과 파멸로 귀결될 수 있다.

 

아테나는 ‘지혜’와 ‘전쟁의 승리’라는 가치를 제시하였다. ‘지혜’는 개인의 삶을 의미 있게 만드는 불멸의 고귀한 지적 가치이며, ‘전쟁의 승리’는 외부의 공격으로부터 자기 구성원들의 안위를 보장할 수 있는 기본적인 집단의 생존 가치이다. 이들 가치를 추구하는 것은 누구도 해하지 않으면서 스스로의 번영을 지속하는 길이다. 파리스가 아테나의 제안을 받아들였다면 트로이의 번영을 중단되지 않았을 것이다.

 

이렇듯 신화는 인간들에게 가치의 선택 기준에 관련하여 가르침을 주고자 한 것이다. 현대의 경영자들은 하루에도 몇 번씩 파리스에게 나타난 세 여신들처럼 선택의 기로에 선다. 그들이 올곧게 아테나의 가치를 받아들였다면 아마도 그 기업은 지혜 덩어리인 특허 포트폴리오로 잘 무장되어 기술 전쟁에서 위태롭지 않게 당당히 처신하여 지속적 발전을 누리는 모습을 가질 것임에 틀림이 없다.

 

 

지속가능한 번영을 바라는가?

아테나의 가치를 기꺼이 영접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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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허성원 변리사
지적재산권보호2012.01.01 21:27
[페이스북 질의내용]
"이미 한국에 특허등록된 내용을 미국에 특허출원한 경우 큰 변수가 없는한 일반적으로 특허등록이 되는지요?"

[답]
이 질의는 발명의 국제적 보호와 관련하여 두 가지 원칙을 함께 이해하여야 합니다.
첫째는 '각국 특허 독립의 원칙'이고, 두번째가 '우선권 주장제도'입니다.
이들 두 원칙 내지 제도는 특허의 국제적 보호를 위해 전세계 대부분의 국가가 가입하고 있는 파리조약에 규정되어 있습니다.

‎'각국 특허 독립의 원칙'은..
말 그대로 각 나라마다 특허가 독립한다는 말입니다.

다시 말하면, 어느 한 나라의 특허의 운명(출원, 등록, 무효 등)이 다른 나라의 특허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원칙입니다.
그래서 한국에 특허를 받았다고 해서 미국에서 특허를 받을 수 있다고 보장할 수는 없습니다.
각 나라마다 그 나라의 심사관의 심사를 하여 특허여부를 결정합니다.
그래서 같은 발명이라도 나라에 따라서는 특허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합니다.

다만 이런 경우는 있습니다.
자국의 심사 능력이 떨어지거나 혹은 심사 부담을 줄이기 위해 다른 나라의 심사결과를 이용하거나 참고하는 경우는 있을 수 있습니다.
일부 특허제도의 후진국에서 자신들의 심사가 진행되기 전에 다른 선진국에서 특허 결정이 먼저 나오면 그걸 기초로 특허등록을 해주거나 심사에 중요한 참고자료로 삼는 경우는 있습니다.

최근에는 특허선진국들이 심사하이웨이제도를 채택하여 상호 심사 결과를 공유하기도 합니다. 우리나라는 미국, 일본등과 그런 협약을 맺었지요.

참고로 우리나라는 세계 4대 특허 다출원국가이고 특허제도에 잇어 최고 선진국 반열에 속해 있습니다.
자랑스럽지요?

"우선권 주장제도"는 우리나라의 발명을 외국에서 특허받고자 할 때 적용받는 매우 중요한 제도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위 질의자의 말씀과 같이, 우리나라에 특허를 받은 후 미국 등 외국에 특허출원하면 문제가 없는 줄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경우에는 매우 엄격한 요건을 충족하여야 하고 잘못하면 특허를 받을 수 없으므로 주의를 요합니다.

우선권 주장이란!
우리나라에 출원한 날로부터 1년 이내에 외국에 출원하면 그 외국출원은 우리나라 출원일로 소급하여 인정받을 수 있는 제도입니다.
그래서 우리나라 출원일과 외국 출원일 사이에 다른 사람이 그 외국에 동일 발명을 출원하여도 불이익이 없게 되는 것입니다.
무척 좋은 제도이지요?

그런데 주의하여야 할 것은, 1년의 기산일은 "우리나라 출원일"이며, "등록일"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보통 특허등록을 받고 나면 1년이 훌쩍 지나 있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래서 우리나라 특허등록이 된 이후에는 외국에 출원하여도 특허받을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지요.

요즘은 우선심사를 청구하여 1년 이내에 특허가 나오는 경우가 많아지긴 했습니다만, "외국 출원은 우리나라 출원일로부터 1년 이내"라는 원칙을 반드시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자 그럼.. 이런 의문이 드시겠지요.
우리나라 출원일로부터 1년이 지나고 나면, 외국에 출원을 하여도 특허를 받을 수 없는 것은 아닌가?
반드시 그렇지는 않습니다.

그 때는 '공개여부'가 특허가능성을 결정합니다.
어느 나라든 특허출뤈 전에 그 발명의 내용이 이미 알려진 것이라면 신규성이 없다는 것을 이유로 특허등록을 거절합니다.
그것이 본인의 것이든 타인의 것이든 따지지 않습니다.

그래서 만약 1년의 우선권주장 기간이 지나서 외국에 출원하고자 할 때에는 그 출원 내용이 공개되었는지를 판단하고 공개되었다면 포기하는 것이 좋습니다.
공개는 등록이 되었을 때, 및 출원일로부터 1년6개월이 지났을 때 특허청에 의해 자동으로 시행됩니다.
혹은 본인이 조기공개를 신청하여도 마찬가지로 공개됩니다. 조기공개는 우선심사를 신청하는 목적 등으로 신청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외국출원과 관련하여서도 이 제도의 이용은 좀 신중하여야 겠지요?
Posted by 허성원 변리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