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것은 모두 선하다



프뤼네의 재판

신성모독을 이유로 사형에 처해질 상황의 프뤼네(Phryne)는 단지 그녀가 매우 아름답다는 것을 이유로 무죄로 방면되었다. '예쁘면 모든 것이 용서된다'고 우리가 반농담삼아 쉽게 입에 올리던 말이 실제로 이루어진 것이다.


고대 그리스 시대의 실존 인물인 프뤼네의 직업은 고급 창부인 헤타이라(hetaira)였다. 당시 그리스에는 노예계층에 해당하는 최하급 창부인 포르네(Porne)를 비롯해 몇 하위 등급의 창부들이 존재하였지만, 헤타이라는 단순한 매춘부가 아니라 다방면에 상당한 교양을 갖추고 당대의 거물 정치인, 예술가, 사업과 등과 비공식적인 파트너로서 교류하는 고급 매춘부였다. 이들은 개인의 자유와 재산을 누리며 살았다.


프뤼네는 특히 대단한 지성과 미모를 동시에 갖추고 있었다. 그녀의 미모는 미의 여신인 아프로디테의 현신이라고 일컬어질 정도였기에, 유명 조각가인 프락시틸레스(praxitilles)가 아프로디테 신상을 제작할 때 그녀를 모델로 삼기도 하였다. 그녀는 또한 엄청난 재력도 보유하였다. 물론 그의 부는 그를 원하는 남자들에게서 나왔겠지만. 상대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터무니없는 액수를 요구하여 거절하기도 하였는데, 리디아 국왕과 같이 아무리 큰 금액도 불사하고 그녀의 요구를 수용한 사람이 적지 않았다고 한다. 

그녀는 단순히 부를 누리기만 하지 않고 적잖은 기부도 하였다. 한 번은 자신의 돈으로 테베의 성벽을 재건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다만 재건된 테베 성벽에 “알렉산더 대왕에 의해 파괴되고 헤타이라 프뤼네에 의해 복원되다”라는 문구를 새겨달라는 요구 조건이 있었다. 이 요구는 거부되었지만, 그녀의 사회 구조에 대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저항적 행동에도 적극적이었음을 알 수 있다.


프뤼네에 가해진 신성모독이라는 죄목은 엘레시우스의 신비극을 공연할 때 그녀가 알몸을 드러냈기 때문이라고 한다. 혹은 포세이돈 축제 때 알몸으로 바다 속으로 걸어 들어간 것이 문제였다고도 한다. 여하튼 알몸을 공개적으로 노출한 죄는 당시 충분히 사형감이었던 모양이다.


이 프뤼네의 재판 현장을 19세기 프랑스의 화가 장 레옹 제롬은 그림으로 재현하였다.

 

<판사들 앞의 프뤼네> _ 장 레농 제롬 1861


그림의 법정 장면을 보자. 중앙의 대리석 단 위에 투구와 방패, 창을 소지한 아테나 여신상이 있고, 그 왼쪽에 알몸의 프뤼네가 부끄러운 듯 얼굴을 가리고 있다. 프뤼네의 뒤에는 그녀의 옛 애인이자 변호인인 히페리데스가 그녀의 가운을 벗겨 들고 서있고, 고소인 에우티아스는 가운에 가려져 그림의 왼쪽 끝 어두운 부분에 희미하게 존재를 확인할 수 있다. 우측에는 붉은 색 가운을 입은 배심원들이 각기 다른 놀라운 표정으로 프뤼네의 벗은 몸을 주시하고 있다.


피고소인이 나신으로 재판정에 선 이런 희한한 상황은 변호인 히페리데스가 연출한 것이다. 히페리데스는 당대 그리스의 최고 연설가 중 한 사람으로서, 열정적으로 그녀의 무죄를 주장하고 변론하였지만 배심원들은 뜻대로 설득되고 있지 않고 분위기는 절망적이었다. 

이에 히페리데스는 급기야 모험을 감행한다. 아프로디테 여신상의 제막식 휘장을 걷어내듯이 프뤼네가 걸치고 있던 가운을 확 벗겨버린다. 그리고 울부짖으며 그녀의 진정한 아름다움을 제대로 보고 판결해주기를 요청한다. 그녀의 너무도 아름다운 육체를 바로 앞에서 목격하는 배심원들은 입을 다물지를 못한다. 그림을 확대해보면 아름다운 여체의 황홀경에 빠진 배심원들의 표정을 실감나게 확인할 수 있다. 



그녀의 너무나도 아름다운 알몸을 본 배심원들이 이제 판결한다.

“저 완벽한 아름다움은 신의 의지로 받아들여야 한다. 저 앞에서는 인간이 만들어낸 도덕과 법률은 효력을 발휘할 수 없다. 따라서 프뤼네는 무죄이다.” 

인간이 만든 법으로는 신의 의지로 만들어낸 그녀의 아름다움을 판결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 판결 이후에두 가지의 새로운 법이 생겨났다. 변호사는 법정에서 울부짖어서는 안되며, 어떤 피고도 법정에서 옷을 벗어서는 안된다는 것.


이 프뤼네의 고사는 외모지상주의(루키즘)적인 사회적 편견의 한 모습임에 틀림이 없다. 이러한 편견의 부조리는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반복되고 있다. 잘생긴 사람이 더 유능하고 더 착할 것이라는 선입견적 오류를 누구나가 적든 많든 긍정적으로나 부정적인 면으로 경험하기도 한다. 어떤 경우에는 예쁜 파렴치범이나 살인범에 대해 팬클럽이 만들어지기도 하지 않는가.


이와 같이 인간의 탁월함에 의해 경도되는 편견은 단순히 미모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스포츠, 노래, 그림, 공부 등 자신의 분야에서 뛰어난 역량을 발휘하는 사람은 그 역량의 영향을 받는 관련 집단 내의 의사결정 과정에서 지배적인 위치를 차지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인간의 우수한 재능 즉 '탁월함'은 인간 사회에서 은연 중에 권력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탁월함'의 추구는 인간의 본능이다

인간의 '탁월함'은 그리스어로 '아레테(Arete)'라 한다. 

이 아레테를 고대 그리스인들은 인간이 가질 수 있는 최고의 가치로 여겼다. 고대의 올림픽도 그러한 인간의 아레테를 표현하고 겨루기 위해 창안된 것이다. 아리스토텔레스가 인간의 행복을 ‘탁월함에 따르는 영혼의 활동’이라고 정의하였듯이, 그리스인뿐만 아니라 동서고금의 모든 인간은 본능적으로 자신의 분야에서 좀 더 나은 탁월함을 이루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왔다. 


그런데 '아레테'는 단순한 재능적 혹은 기능적 탁월함만을 상징하는 것은 아니었다. 기능적 탁월함에 반드시 인격적, 도덕적 탁월함이 수반되어야만 제대로 인정되는 조화로운 '아레테'가 되는 것이다. 재능 혹은 기능적 탁월함은 대체로 부단한 노력이나 교육에 의해 도달할 수 있고, 그 결과는 교만이나 오만이라는 부작용을 수반하는 경우가 많다. 그리스신화에서 그 부작용으로 신의 분노를 유발시켜 비극적인 결말을 맞은 탁월한 인간이 여럿 나온다. 음악의 신 아폴론에게 피리 연주를 도전한 마르시아스, 뛰어난 지능으로 명부의 신 하데스를 속인 시지프스, 밀랍으로 날개를 만들어 하늘을 난 다이달로스와 그의 아들 이카로스, 베짜기로 아테네에 도전한 아라크네 등이 그러하다.


뛰어난 육체적 혹은 지적 능력과 함께 용기, 사명감, 도전 정신 등과 같은 강한 인격적 아레테를 갖춘 인간은 영웅이라 불리었다. 헤라클레스, 페르세우스, 오디세우스, 테세우스 등과 같이 타인의 행복을 위해 시련과 고난을 거부하지 않고 운명에 맞서는 조화로운 아레테의 영웅들은 신들의 사랑을 받았고 특히 아테나 여신의 보호를 받았다. 


그리스 신화에서의 아테나 여신은 아레테의 수호자이다. 프뤼네의 재판정 중앙에 아테나 여신이 존재하는 이유도 그 때문이리라. 프뤼네가 신성모독죄를 용서받은 것은 단순히 그 육체가 아름답기 때문이 아니라, 그녀의 아름다움에 더하여 아테나 여신이 인정할 수 있을 정도의 인격적 탁월함이 함께 하였기 때문일 것이다. 그녀는 기부행위나 사회구조의 문제의식을 통해 사회에 기여한 영웅적인 면을 갖추고 있었다. 그래서 히페리데스가 프뤼네의 가운을 벗겨 배심원들에게 진정으로 보여주고자 한 것은 단순히 프뤼네의 육체적 아름다움만이 아니라 그녀가 쌓아온 인격적 아레테도 포함되었지 않았을까. 



진정한 아레테를 추구하라

현대의 영웅은 기업의 CEO들이다. 

CEO들은 대체로 각자 나름의 '탁월함'으로 무장되어 있다. 그들은 자신의 '탁월함'을 핵심역량으로 하여 창업하고 발전시켜 지속가능한 경영을 추구한다. 그 탁월함은 주로 뛰어난 기술, 풍부한 경험, 절묘한 경영능력, 강력한 팀워크 혹은 충분한 자본력에 있다. 어떤 CEO는 모든 고난이 피해가는 운이나 든든한 인적 네트워크를 자랑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들 기술, 경험, 경영능력, 자본 등은 재능적 탁월함에 불과하다. 진정으로 조화로운 아레테가 되기 위해서는 인격적 탁월함이 필연적으로 함께 하여야 한다.

우리의 CEO들이 아테나 여신의 수호를 받을 수 있는 진정한 영웅이 되기 위해서는 그런 재능적 탁월함에 더하여 어떤 인격적 탁월함이 무장되어야 할까?


이에 대해서는 크세노폰의 저서 "소크라테스의 회상"에 기술되어 있는 "헤라클레스의 선택"에 잘 설명되어있다. "헤라클레스의 선택"은 여러 화가들에 의해 그림으로 표현되었지만, 여기서는 이탈리아 화가 폼페오 바토니의 1748년 작품을 보기로 하자.


<헤라클레스의 선택, 폼페오 바토니, 1748>


성인이 된 영웅 헤라클래스에게 두 명의 여신이 나타난다. 아레테의 수호신 아테나는 항상 그렇듯이 투구를 쓰고 창과 방패를 든 채로 그의 오른쪽에 서있고, 악덕의 여신 카키아(Kakia)는 헤라클레스의 다리 옆에 앉아 한 팔을 헤라클레스의 허벅지에 얹고서 그 손에 꽃을 들고 있고 다른 한 손엔 가면을 들고 있다. 그녀의 발치에는 악기와 악보가 보인다. 꽃은 찰나의 덧없는 아름다움을 의미하고, 가면은 거짓을, 악기와 악보는 쾌락을 상징한다. 카키아는 온갖 쾌락과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삶을 헤라클레스에게 제시한다. 

그러나 아테나 여신은 멀고 험준한 언덕을 가리키며 헤라클레스에게 말한다.


“그 길은 가시밭길처럼 험하고 고통스러울 거예요. 나는 감언이설로 당신을 현혹시키지 않아요. 이 세상의 모든 선과 아름다움은 오로지 인간의 노력에 의해서만 얻어질 수 있어요. 따라서 당신이 신의 은총을 받고 싶다면 신을 공경해야 하고, 친구의 믿음을 얻고 싶다면 먼저 친구에게 선을 베풀어야 해요. 마찬가지로 인간들의 존경을 받고 싶다면 그들을 위해 많은 일을 하여야 합니다. 세상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싶다면 그들을 사랑하고 그들을 위해 일을 하여야 하지요. 그것은 땅에서 풍요로운 결실을 얻기 위해 땀 흘려 경작하여야 하는 것과 다를 것이 없답니다.”


영웅 헤라클레스는 물론 아테나의 제안을 선택하여 예견된 수많은 고난의 과업을 수행한다.

아테나가 헤라클레스에게 들려준 말처럼 진정한 아레테를 추구하는 영웅의 길은 험하고 고통스럽다. 그리고 세상 사람들에 대한 사랑이 충만하고 언제나 땀흘려 노력한다. 

그렇다. 영웅의 탁월함은 고난을 극복함으로써만 증명될 수 있다. 그래서 고난은 영웅의 길이며 운명이다. 


영웅의 길을 선택한 CEO들이여! 

그대의 사람들을 사랑하고 그들을 위해 고난에 맞서라. 

그것이 이 시대의 영웅인 그대들이 갖추어야 할 진정한 아레테이다.

그대에게 주어진 모든 고난을 극복하여 그대의 탁월함을 증명하라


그리고 그런 그대의 운명을 사랑하라. 

아모르 파티(Amor fat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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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허성원 변리사

특허제도의 수호신(7) _ 헤라클레스의 선택



아모르파티(Amor Fati)! 당신의 운명을 사랑하라!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영웅들은 예외 없이 혹독한 시련과 고난을 벗하였다. 그들 중 가장 다양하고 가장 힘든 시련을 경험한 영웅으로서는 단연 오디세우스와 헤라클레스가 손꼽힌다. 오디세우스는 트로이 전쟁에 참전하고 돌아오는 귀향과정에 10년간의 오랜 기간 동안 부하들을 모두 잃고 온갖 고초를 겪는다. 하지만 종국에는 집에 돌아와 가족을 괴롭히는 적들을 물리치고 사랑하는 아내와 아들을 만나는 해피엔딩을 경험한다. 그러나 헤라클레스는 탄생의 시점에서 비극적인 죽음을 맞는 날까지 평생에 걸쳐 고난과 박해가 그 곁을 떠나지 않았다. 그의 전 인생 자체가 시련이었다.

 

헤라클레스는 제우스가 테베의 왕녀 알크메네를 통해 낳은 인간 영웅이다. 제우스는 기간테스와의 싸움을 앞두고 신들을 도와줄 영웅을 낳기 위해 암피트리온의 아내인 알크메네를 선택한다. 제우스는 계략을 꾸며 암피트리온이 멀리 원정을 가게 한 후, 그의 모습으로 변신하여 알크메네와 동침한다. 이 때 훌륭한 영웅을 낳기 위해 밤의 길이를 3배나 늘렸다고 한다. 알크메네는 쌍둥이 형제를 낳았다. 하나는 제우스의 아들인 헤라클레스이고 다른 하나는 암피트리온의 아들인 이피클레스이다.


<헤라가 보낸 독사를 죽이는 아기 헤라클레스>


제우스의 불륜을 알게 된 질투의 화신 헤라는 헤라클레스의 탄생을 방해하기도 하고 헤라클레스의 요람에 독사를 보내기도 하지만, 여신의 질투는 영웅의 강한 운명을 어찌하지 못하였다. 하루가 다르게 힘이 세어지는 헤라클레스를 보고 놀란 암피트리온은 청년으로 자란 그를 키타론 산으로 보내어 소떼를 돌보게 한다. 그곳에서 헤라클레스는 어떠한 삶을 살아야 할 것인지에 대해 고민에 빠진다.

 

 

[출처] 헤라클레스의 선택 | 작성자 곰말나루

 

이 때 그 앞에 두 여인이 나타난다. 이 두 여인은 헤라클레스에게 각자 자신들이 제시하는 인생의 길을 따를 것을 유혹한다. 이것이 크세노폰의 “소크라테스의 회상”에 기술되어 있는 유명한 이야기 “헤라클레스의 선택”이다. 헤라클레스 앞에 나타난 두 여인은 '미덕(virtue)'과 '악덕(vice)'으로 불리기도 하고, 탁월함을 상징하는 ‘아레테 여신’과 악덕을 상징하는 ‘카키아 여신’으로 불리기도 한다.


<헤라클레스의 선택, 카리치>


<헤라클레스의 선택, Benner Michel>


“헤라클레스의 선택”은 많은 화가들의 작품의 대상이 되었다. 이들 작품에서는 대체로, 쾌락의 행복을 제시하는 악덕의 여신은 풍만하고 화려하며 요염한 여인의 모습으로 그려지고, 시련과 탁월함을 제시하는 미덕의 여신은 고귀하고 정숙한 모습으로 그려져 있다. 그런데 이탈리아 화가 폼페오 바토니의 1748년 작품을 보면, ‘미덕의 여신’의 자리에 아테나 여신이 위치하고 있다. 미덕의 여신으로서는 아무래도 지혜를 관장하는 아테나 여신이 제격이라 생각한 모양이다.


<헤라클레스의 선택, 폼페오 바토니>


여하튼 바토니의 그림을 보면, ‘악덕’의 여신은 헤라클레스의 다리 옆에 앉아 한 팔을 헤라클레스의 허벅지에 얹고서 그 손에 꽃을 들고 있고 다른 한 손엔 가면을 들고 있다. 그녀의 발치에는 악기와 악보가 보인다. 꽃은 찰나의 덧없는 아름다움을 의미하고, 가면은 거짓을, 악기와 악보는 쾌락을 상징한다. 헤라클레스의 전유물인 곤봉과 네메아 사자의 가죽은 장난기 많은 사랑의 신 에로스의 장난감이 되어 있다. ‘악덕’은 세상의 온갖 즐거움과 쾌락을 누릴 수 있는 삶을 제시한다. 헤라클레스는 ‘악덕’의 제안을 두고 심각한 고민에 빠져 있는 모습니다.

한편 아테나 여신은 투구를 쓰고 창과 방패를 든 모습으로 헤라클레스의 앞에 서서 한 손으로는 멀리 언덕을 가리키고 있다. 아테나 여신이 가리키는 언덕은 멀고 험준하다. 아테나 여신은 이렇게 말한다.


“그 길은 가시밭길처럼 험하고 고통스러울 거예요. 나는 감언이설로 당신을 현혹시키지 않아요. 이 세상의 모든 선과 아름다움은 오로지 인간의 노력에 의해서만 얻어질 수 있어요. 따라서 당신이 신의 은총을 받고 싶다면 신을 공경해야 하고, 친구의 믿음을 얻고 싶다면 먼저 친구에게 선을 베풀어야 해요. 마찬가지로 인간들의 존경을 받고 싶다면 그들을 위해 많은 일을 하여야 합니다. 세상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싶다면 그들을 사랑하고 그들을 위해 일을 하여야 하지요. 그것은 땅에서 풍요로운 결실을 얻기 위해 땀 흘려 경작하여야 하는 것과 다를 것이 없답니다.”


이 말을 들은 ‘악덕’은, 아테나의 제안은 너무나 멀리 돌아가는 어리석은 길이며, 그리 길지 않은 인생이니만큼 자신이 제안하는 지름길을 찾아 편하고 즐겁게 살 것을 종용한다.


아테나 여신은 ‘악덕’의 말을 받아 이렇게 말한다.


“당신 말대로 산다면, 듣는 기쁨 중에 가장 큰 기쁨인 칭찬을 들을 수 없고, 보는 기쁨 중에 가장 큰 기쁨인 아름다움을 볼 수 없어요. 아름다운 일을 해본 적이 없는 자는 그 어느 기쁨도 누릴 수 없지요. 그런 사람을 누가 신뢰하고 누가 그의 부탁을 들어주며 누가 그를 따르겠어요? 그런 삶은 젊을 때 잠시 한가롭고 사치스럽겠지만 늙어서는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아 궁색하고 비참한 최후를 맞이할 수밖에 없어요.”


이런 두 여신의 논쟁을 지켜본 헤라클레스는 탁월함(Arete)를 추구하는 인간 영웅답게 아테나 여신의 지혜를 선택한다. 그리고 예견된 수많은 고난의 과업을 수행한다. 헤라의 저주로 광기에 빠져 아내와 자식들을 모두 죽이는 아픈 시련을 겪고, 그로 인해 에우리스테우스 왕이 명령하는 네메아 사자 물리치기, 머리 아홉 달린 뱀 히드라 죽이기, 황금뿔을 가진 케리네이아 사슴 생포하기 등과 같은 12개의 과업을 수행한다. 그리고 요부 옴팔레의 노예가 되기도 하고, 자신을 환대해준 데 대한 보답으로 ‘죽음(타나토스)’과 씨름하여 알케스티스를 구해주기도 한다.


<사자가죽을 쓰고 곤봉으로 히드라를 공격하는 헤라클레스>


<죽음과 씨름하며 알케스티스를 구해주는 헤라클레스>

 

이처럼 죽음과도 대적한 헤라클레스는 두 번째 부인의 질투로 독이 묻은 옷을 입고 고통을 견디다 못해 스스로 화장단에 올라 어이없이 삶을 마감하고 만다. 제우스는 그의 영혼을 하늘로 불러 신의 반열에 올려준다.

헤라클레스는 그토록 수많은 고난을 겪으면서도 아테나의 손을 잡은 그의 선택을 단 한 번도 후회하지 않았다. 고난은 영웅의 길이며 운명임을 이미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영웅의 본질은 탁월함의 추구이며, 탁월함은 고난의 극복을 통해서만 증명될 수 있다.

 

우리 시대의 탁월한 영웅들이여!

당신의 운명을 사랑하라. 아모르파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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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허성원 변리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