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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 플래그법(Red Flag Acts, 적기조례)과 원전



법의 규제가 한 산업의 발전에 얼마나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는지를 잘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가 19세기 말 영국에서 시행된 레드 플래그법(Red Flag Act) 혹은 적기조례(赤旗條例)라 불린 기관차량 조례(Locomotive Act)이다. 

이 법은 1865년에 제정 및 시행되어 한 차례완화되는 개정을 거치며 약 35년간 유지되다가 1896년에 폐지된다.


이 법을 유명하게 만든 것은, 당시의 사정을 상당 부분 감안하더라도 터무니 없이 그 규제가 너무 지나치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규제 내용은 다음과 같다.


- 도는 4mph(6.4km/h)(시내에서는 2mph) 이하이어야 한다.

승무원은 최소 3명(운전자, 화부, 조수)이어야 하며,

조수는 60야드(55m) 앞에서 붉은 깃발(밤에는 붉은 등)을 들고 걸어가며 말이나 마차의 통행을 도와주어야 한다. 조수의 신호에 따라 말이나 마차가 지나갈 때 차는 멈춰야 한다.

- 차량 중량은 14톤을, 차량 폭은 9피트를 넘어서는 아니된다.

-1878년 개정법에서 붉은 깃발은 필요없는 것으로 하고 조수의 위치는 전방 60야드는 20야드로 단축되었지만, 말과 조우하면 차량이 정지하여야 하고, 말을 놀라게 하는 연기나 증기의 발생은 금지되었다.


왜 이렇게 터무니 없이 과도한 규제가 생겼을까?

내용에서 알 수 있듯이 자동차의 출현으로 위태로워진 기존의 마차산업을 하기 위한 것이다. 그것은 자동차의 출현으로 인해 불안을 느낀 마부 등 마차 산업의 종사자들이 강력하게 로비를 하였고, 그 로비가 제대로 먹혀든 것이다.


약 30년간 유지된 이 법은 영국 자동차 산업을 초기 태동기에서부터 철저히 구속하는 전족과 같은 역할을 하게 된다. 로 인해 영국의 자동차 산업은 독일이나 프랑스에 비해 현저히 뒤처지게 되었다

가혹한 규제가 산업의 싹을 애초에 눌러 그 성장을 억제한 결과이다(苛政猛於虎). 






레드 플래그법의 입장에서도 할 말은 있다.


비록 자동차의 등장이 새로운 탈 것 문화를 근본적으로 바꿔놓을 것임이 예측되었다 하더라도,

당시 성업을 이루던 마차산업에서는 운행중인 수많은 말과 마차들, 우수한 마차 제조기술 및 그 관련 종사자 그리고 무엇보다 마차를 모든 수많은 마부들의 고용문제 등을 고려할 때 자동차라는 괴물은 결코 양립할 수 없는 존재였을 것이며,

그래서 국가의 입장에서도 기존 산업을 최대한 보호하면서 변화의 충격을 가능한한 완화시키고 싶었을 것이다.

그리고 초창기의 자동차는 증기기관을 이용하였다. 증기기관은 외연기관이므로 물을 끓여 고압의 증기를 발생시키고 그 증기로 터빈을 구동시킨다. 그래서 석탄 등의 고체연료를 싣고 거대한 보일러가 장착되어 증기와 매연을 뿜어내는 흉물스런 모습에다, 가끔 폭발음을 동반하는 작동 소음을 고려하면 끔찍한 괴물이라 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이런 괴물스런 초기 자동차가 우아하고 품격있는 마차들이 주행하던 도로에 나섰을 때 마차산업 종사자가 아니더라도 그 거부감은 작지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세상은 끝내 변화하여 마차는 거리에서 사라졌으며 그 자리를 자동차가 메우고 있다. 자동차는 마차산업에 비할 수 없을 정도로 인간과 물류의 이동과 교류를 확장시키고 고용을 증대시켰다. 자동차 산업을 먼저 키운 나라가 세계의 경제를 앞서 이끌고 있다.



locomotive Acts에 대한 이미지 검색결과



이에 비추어 우리 전의 방향을 생각해본다. 


지금 우리나라는 탈핵과 찬핵으로 논란이 뜨겁다. 찬핵은 레드 플래그법 당시의 마차산업과, 탈핵은 자동차 산업과 각각 유사하다. 

기존 원전산업의 기술과 인력을 보호할 것인가, 시대의 변화를 읽고 신재생에너지의 탈핵으로 갈 것인가.


지금까지 잘 닦아놓은 수준높은 원전기술과 우수한 인력 및 설비가 아깝고, 저렴한 전력 생산 비용도 결코 포기하기 힘든 매력이다. 그래서 원전산업에 종사하고 있는 많은 사람들이 극구 탈핵을 반대한다. 이들 찬핵의 논리는 나름 적어도 정서적으로는 수긍이 간다.
하지만 나는 탈핵의 논리에 더 공감한다. 공감의 이유는, 우선 유한한 자원을 이용해왔던 기존의 에너지 생산 방식에서 벗어나 태양 등의 무한한 자연 에너지를 전기로 변환하는 재생에너지가 궁극적으로는 경제적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는 핵발전의 무시무시한 잠재적인 위험 때문이다. 발전이후에 생성되는 원전 부산물을 영구적으로 저장하여 관리하여야 한다는 부담 때문이다. 이러한 위험과 관리부담을 고려하면 핵에너지는 결코 경제적이지 않다.

미국의 드리마일, 소련의 체르노빌, 일본의 후쿠시마는 상상조차 하고 싶지 않을 정도로 끔찍하다. 이것은 진정 악마의 유혹이다. 어마어마한 치명적인 위험을 인간이 피할 수 없는 달달한 유혹 요소로 포장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사고의 발생확률이 낮다는 둥의 말은 아무 의미가 없다. 그런 사고는 이미 발생한 적이 있고, 발생하였다고 하면 우리는 도저히 달아날 수 없는 철저히 파멸적 상황을 겪게 된다. 

우리 기술이 뛰어나고 우리나라가 지진에 안전하다고들 말하지만, 이미 그 말이 설득력이 없음을 우리는 너무도 잘 알고 있다. 

탈핵을 추진한 일본과 대만이 다시 원전가동을 시작했거나 고려하고 있다고 말하지만, 그들이 당장의 전력수급 차질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일시적인 선택을 하고 있을 뿐이며 그들이 근본적인 탈핵 기조를 변경한 것은 아니다.

일찌기 탈핵의 길을 개척한 독일을 보라. 원전은 절반 이상 감축하였고, 석탄 화력발전도 30% 정도 줄였다.  그럼에도 늘어난 재생에너지로 감소분을 충분히 충당하고도 남아 주변 국가로 전력을 수출하기도 한다. 우리의 롤모델은 독일이다. 

우리나라의 지금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정책이 현재 상태에서는 많이 부족하고 위태로울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시절 흉물스러운 증기자동차로 출발한 자동차 산업의 현재와 미래의 모습을 보라. 안전하고 무한한 신재생에너지가 어느 정도 세월이 흐르면 훨씬 세련되고 훨씬 경제적인 모습으로 우리 삶을 윤택하게 해주고 있을 것이다.


지금 아깝고 힘든만큼

우리는 안전하고 값싼 에너지 세상을 더 빨리 누릴 수 있다. 

그리고 "원전은 안전할 때 꺼야 한다"

_ 독일 17인위원회







** 참조 기사들
- 문 대통령은 앞으로 60여 년 동안 원전을 서서히 줄여나가는 것을 감당하지 못한다면 말이 안 된다며, 신재생에너지 비율을 높여도 전기 요금이 크게 높아질 정도는 아니라고 강조했습니다 : 기존 원전을 수명대로 쓰고 신 원전 건설은 중단.

안전 문제에 관한 한 중국에서 원전을 대규모로 짓고 있는 상황에서 인접한 한국만 탈(脫)원전으로 가는 게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말이다.  : 희안한 어불성설의 논리.

핵발전 사고의 원인은 무궁무진.. 눈깜박할 사이에 일어나는 ‘휴먼 에러’

사소한 비닐조각 하나로 일어나는 ‘정상 사고’







Posted by 허성원 변리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