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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05.02 특허의 수호신 아테나 제5편 _ 아라크네

특허의 수호신 아테나 제5편 _ 아라크네

 

 

아레테(Arete, 탁월함)를 추구하라!

고대 그리스인들은 '아레테' 즉 탁월함을 인간이 추구하고 가질 수 있는 최고의 가치로 여겼고,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의 행복을 ‘탁월함에 따르는 영혼의 활동’이라고 정의하였다. 그래서인지 동서고금의 모든 인간은 자신의 분야에서 좀 더 나은 탁월함을 이루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왔다. 고대의 올림픽도 그러한 인간의 아레테를 표현하고 겨루기 위해 창안된 것이다.

 

 

신들이 지배하던 그리스 신화의 시대에도 탁월한 인간들은 많았다. 헤라클레스, 테세우스, 페르세우스 등과 같은 걸출한 영웅들도 있었지만, 기술적, 예술적 혹은 지적인 탁월함으로 감히 신에게 도전한 인간들도 있었다. 음악의 신 아폴론에게 피리 연주를 도전한 마르시아스, 뛰어난 지능으로 명부의 신 하데스를 속인 시지프스, 밀랍으로 날개를 만들어 하늘을 난 다이달로스와 그의 아들 이카로스 등이 그들이다. 신에 도전한 이들의 말로는 모두 비극이었다.

우리의 수호신 아테나도 탁월한 한 인간의 도전을 받은 적이 있다.

염색의 명인 이드몬의 딸로 태어난 아라크네가 그녀이다. 아라크네는 베짜기와 자수 기술이 너무도 뛰어났다. 자신의 솜씨에 교만해진 아라크네는 직조의 여신인 아테나보다도 자신이 훨씬 뛰어나다고 뽐내고 다녔다. 소문을 들은 아테나는 노파의 모습으로 변신하여 그녀를 찾아가 신을 모독하지 말고 용서를 구하라고 충고하였다. 그러나 아라크네는 오히려 그녀를 무시하고 쫒아내려 하자 아테나는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와 아라크네와 베 짜는 기술을 겨루는 시합을 벌였다.

아테나는 자신과 포세이돈이 아테네를 두고 겨룬 승부의 광경과, 신에게 대항한 인간들이 욕을 보는 장면과, 자신의 신목이자 평화의 상징인 올리브를 수놓아 아라크네에게 경쟁을 포기하라는 경고를 하였다. 그러나 아라크네는 그 뜻을 깨닫지 못하고 자신의 직물에 제우스가 황소로 변신해 에우로페를 납치하는 장면과 함께 아폴론, 포세이돈, 디오니소스 등 신들의 문란한 성생활을 뛰어난 솜씨로 수놓아 신들을 비웃었다. 아테나는 아라크네의 뛰어난 솜씨에는 감탄했지만, 신들을 웃음거리로 만드는 자수내용에 모욕과 분노를 느껴 북으로 직물을 찢는다. 아테나는 이 행동으로 인해 '신이 인간에게 패배했다.'고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만 것이다.

 

<아라크네 _ 디에고 빌라스케스>

 

아테나는 아라크네에게 패배했다는 사실을 아라크네 스스로가 인식하지 못하도록, 북으로 아라크네의 이마를 때리며 자신의 죄와 치욕을 느끼게 하였고, 아라크네는 치욕을 참지 못하여 목을 맨다. 그런 아라크네를 불쌍히 여긴 아테나는 그녀와 그의 자손들이 영원히 실을 잣도록 하게 만들고자 아코니트 즙을 뿌려 그녀를 거미로 만들고, 그녀의 목에 매어있던 밧줄은 거미줄이 된다. 

<아라크네를 북으로 때리는 아테나 _ 루벤스>

 

너무도 탁월한 인간이었던 아라크네는 신에게 도전한 다른 인간들처럼 불쌍하게도 비극적인 결말을 맞았다. 이처럼 인간의 탁월함은 신들의 질시의 대상일까? 신들은 인간의 어떤 탁월함을 용납할까?  

탁월함을 뜻하는 ‘아레테’의 일반적인 의미는 사람이나 사물이 가지고 있는 본질에 따른 우수성, 유능성, 탁월한 기량이나 기술 등을 가리킨다. 이를테면 발이 빠른 것은 발의 아레테이고, 토지가 비옥한 것은 토지의 아레테이다. 활 쏘는 사람의 아레테는 활을 정확히 잘 쏘아 맞히는 것이고, 교사의 아레테는 학생을 훌륭히 가르치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은 신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되어, 그리스 신화의 모든 신들은 각자 고유의 전문적 아레테를 가지고 있다. 전쟁의 신, 음악의 신, 대장장이의 신, 미의 신 등등.. 그래서 그리스 신화에서는 마법이 존재하지 않는다.

이러한 기능적 탁월함은 대체로 부단히 반복적으로 교육하고 훈련함으로써 도달할 수 있다. 기술자나 전문직 종사자의 아레테가 이 분야에 속한다. 그런데 반복과 훈련을 통해 얻은 탁월함은 다른 사람들과의 기능적 격차를 쉽게 체감하고 누리기 때문에 많은 경우 교만 혹은 오만이라는 부작용이 뒤따르게 된다. 이 부작용이 신의 분노를 불러들이는 것이다.

 

<Paolo Veronese 작>

그래서 아리스토텔레스는 전문 분야에서의 기능적 탁월함에 그치지 않고 인격적, 도덕적 탁월함을 갖추어 조화로운 아레테의 상태를 추구할 것을 강조하였다. 이런 조화로운 이상적인 아레테가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조건이 된다고 가르쳤다.

조화로운 아레테를 갖춘 인간은 스스로 행복한 삶을 누릴 뿐만 아니라, 신들의 사랑까지도 듬뿍 받았다. 뛰어난 육체적 혹은 지적 능력과 함께 용기, 사명감, 도전 정신 등과 같은 인격적 혹은 도덕적 아레테를 갖춘 영웅들을 보라. 예를 들어 헤라클레스, 페르세우스, 오디세우스 등은 신의 질시나 노여움은커녕 신의 사랑과 보호를 받아 주어진 운명을 극복하였고 동시에 인간들의 존경까지 누렸다.

신의 사랑과 보호를 받으면서 행복한 삶을 영위하고 싶은가? 그렇다면

‘조화로운 아레테’를 추구하라!


Posted by 허성원 변리사